==개요== 아이작 뉴턴의 저서. 뉴턴 역학이 집대성되어 있고, 물리학을 넘어 인류 지성사의 결정적인 전환점이 된 책이자 17세기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책이다. ==내용== 총 세 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권과 2권은 물체의'고전 역학'의 기초적인 부분 전부, 3권은 태양계의 구조 설명에 실제로 사용하는 내용이다. ==전문== 정의 1 물체의 양(quantity, 질량)은 밀도와 부피로부터 계산된 값이다. 즉 양은 밀도에 부피를 곱한 값으로 정의된다.[* 원문에는 “곱한 값”이 아니라 “결합된 값”으로 표기되어 있다.] 물체의 밀도와 부피를 각각 2배로 키우면 양은 4배로 커지고, 밀도를 2배, 부피를 3배로 키우면 양은 6배로 커진다. 눈송이나 분말을 압축하거나 녹여서 액체로 만든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정의는 어떤 물체를 어떻게 압축하건 항상 동일하게 적용된다. 물체에 난 틈새로 밀도가 다른 이물질이 스며들면 상황이 조금 복잡해지는데, 이런 경우는 당분간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본체(body)”나 “질량(mass)”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위에서 정의한 “양”이라는 뜻으로 이해해주기 바란다.[* 현대의 독자들은 “질량”이라는 단어에 훨씬 익숙하므로, 앞으로는 “질량”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것이다.] 또한 물체의 질량은 무게(weight)로부터 알아낼 수 있다. 나는 매우 정교한 진자 실험을 통해 무게가 질량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설명할 것이다. 정의 2 운동의 양(운동량)은 움직이는 물체의 속도와 질량으로부터 계산된다. 즉 운동의 양은 질량에 속도를 곱한 값이다.[* 뉴턴이 말하는 “운동의 양(quantity of motion)”은 훗날 “운동량(momentum)”이라는 용어로 정착되었다. 앞으로 이 책에서는 혼동을 피하기 위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운동량으로 표기할 것이다.] 물체의 총운동량은 각 부분의 운동량을 더한 값과 같다. 그러므로 속도가 같으면서 질량이 2배인 물체는 운동량이 2배로 크고, 질량과 속도가 모두 2배면 운동량은 4배로 커진다. 정의 3 모든 물체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고유의 능력을 갖고 있다. 질량을 가진 물체는 정지 상태나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상태(등속 운동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이 힘을 발휘하면서 상태 변화에 저항한다. 이 힘은 물체의 질량에 비례하며 “관성(inertia)”과 같은 개념이다. 한 장소에 정지해 있거나 특정 속도로 움직이는 물체가 현재의 운동 상태를 바꾸기 어려운 것은 바로 관성 때문이다. 즉 관성이란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힘이다. 그러므로 위에 언급된 힘은 “관성력(force of inertia)”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관성력은 외부에서 물체에 힘이 작용한 경우에만 발휘되며, 보는 관점에 따라 저항력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반동력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물체가 자신의 현재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외부의 힘에 저항한다는 점에서 보면 저항력이고, 현재 상태를 바꾸려는 외부의 방해물에 순응하지 않고 오히려 그 방해물의 운동 상태를 변화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보면 반동력이다. 일반적으로 저항력이란 정지 상태에 있는 물체와 움직이는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다. 그러나 “정지 상태”와 “움직이는 상태”는 다분히 상대적인 개념이어서,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즉 특정 관측자가 볼 때 정지해 있는 물체도 다른 관측자에게는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정의 4 외부에서 가해진 힘(외력, 外力)은 정지해 있거나 등속 운동을 하는 물체의 운동 상태에 변화를 초래한다. 외력은 물체에 작용하는 동안에만 영향력을 행사하며, 일단 작용이 끝나면 더는 물체의 운동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물체가 외력에 의해 새로운 상태로 접어든 후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선천적으로 보유한 관성력 덕분이다. 물체를 때리거나 누를 때 발생하는 힘(타력 또는 압력)과 구심력은 외력에 속한다. 정의 5 구심력이란 특정 중심을 향해 물체를 끌어당기거나 중심 쪽으로 밀어붙이는 등 물체가 어느 위치에 있건 중심을 향해 작용하는 힘이다. 지구가 자신의 중심 쪽으로 물체를 잡아당기는 중력과 자석이 쇠붙이를 끌어당기는 힘, 그리고 태양이 행성을 계속 잡아당겨서 직선 궤적을 벗어나 곡선 궤적을 따라가도록 만드는 힘은 모두 구심력에 속한다. 줄에 돌멩이를 매달아서 한쪽 끝을 손으로 잡고 돌리면 느슨했던 줄이 팽팽해진다. 줄의 장력(張力, 잡아당기는 힘)이 구심력으로 작용하여 돌멩이가 곡선 궤적(원 궤적)을 그리는 것이다. 빠르게 돌릴수록 줄에 가해지는 장력은 더욱 강해지고, 줄을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면 돌멩이는 그 즉시 원 궤도를 이탈하여 멀리 날아간다. 돌멩이가 원 궤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줄의 장력이 돌멩이에 끊임없이 힘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 힘을 구심력이라 부르는 이유는 돌멩이의 위치에 상관없이 항상 중심을 향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논리는 궤도의 모양에 상관없이 하나의 궤도를 따라 반복해서 움직이는 모든 물체에 똑같이 적용된다. 궤도 운동을 하는 물체는 중심으로부터 멀어지려는 경향이 있어서, 이것을 상쇄시키는 힘(구심력)이 없으면 물체는 더 이상 궤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균일한 속도로 직선 운동을 하게 된다.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지구에서 위로 던진 물체는 다시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직선 궤적을 그리며 우주 공간으로 날아갈 것이다. 그리고 지구에 대기마저 없다면 운동을 방해하는 저항력도 작용하지 않을 것이므로 물체는 처음 던진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등속 직선 운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지구에는 중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허공으로 던진 물체는 궤적이 계속 휘어지면서 지구로 되돌아온다. 이때 휘어지는 정도는 중력의 세기와 물체의 속도에 따라 다르다. 중력이 약할수록, 그리고 물체의 속도가 빠를수록 궤적이 직선에 가까워지면서 더 멀리 날아간다. 산꼭대기에서 납으로 된 대포알을 수평으로 발사하여 2마일을 날아간 후 땅에 떨어졌다고 하자. 공기 저항이 없을 때 똑같은 대포알을 2배의 속도로 발사하면 수평 도달 거리는 2배로 길어지고, 10배의 속도로 발사하면 도달 거리는 10배로 길어진다. 즉 발사 속도가 빠를수록 대포알은 멀리 날아가고, 대포알이 그리는 궤적의 곡률(curvature)은 점점 작아진다.[* 곡률이 작아진다는 것은 직선에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이때 대포알은 지구의 중심각을 기준으로 10도, 30도, 90도로 날아갈 수 있으며, 지구를 360도 돌아서 발사 지점에 떨어질 수도 있다. 발사 속도가 충분히 빠르면 아예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 영원히 움직일 수도 있다. 지구에서 던진 물체가 중력에 의해 궤적이 휘어지면서 지구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것처럼, 달이 지구 주변을 도는 현상도 (지구와 달 사이에 중력, 또는 이와 유사한 인력이 작용한다면) 위와 동일한 논리로 설명 가능하다. 어떤 형태로든 구심력이 작용하면 달은 직선 운동을 하지 않고 궤적이 지구 쪽으로 끊임없이 휘어지면서 지구 주변을 선회할 수 있다. 만일 이런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달은 궤도를 벗어나 멀리 날아가버릴 것이다. 달에 작용하는 구심력(지구와 달의 중력)이 충분히 크지 않으면 직선 궤도에서 조금밖에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지구 주변을 공전할 수 없고, 구심력이 지나치게 강하면 궤적이 너무 크게 휘어져서 나선을 그리며 지구로 추락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힘은 아주 적절한 강도로 작용해야 한다. 약간의 수학 계산을 수행하면 임의의 물체가 특정 궤도를 따라 특정 속도로 움직이도록 만들기 위해 어느 정도의 힘이 필요한지, 또는 특정 속도로 움직이는 물체에 특정한 힘을 가했을 때 어떤 궤적을 그리는지 알아낼 수 있다. 구심력의 세기는 그 기원에 따라 절대 강도(absolute quantity)와 가속 강도(accelerative quantity), 그리고 운동 강도(motive quantity)로 구분된다. 정의 6 구심력의 절대 강도는 중심부에서 주변으로 전달되는 구심력의 강도로서, 구심력을 창출하는 원인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석의 자력(磁力)이 구심력으로 작용하는 경우, 구심력의 강도는 자석의 크기나 자화(磁化)된 정도 등 자기적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정의 7 구심력의 가속 강도는 특정 시간 동안 구심력 때문에 생긴 속도(즉 가속도)에 비례한다. 예를 들어 자석이 발휘하는 힘은 거리가 가까울수록 강하고 멀수록 약하다. 중력도 계곡에서는 강하고 산꼭대기로 올라가면 약해진다(지구 중심으로부터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나중에 따로 증명할 것이다). 그러나 거리가 같으면 지구에 의한 구심력의 가속 강도는 모든 지점에서 동일하다. 대기 저항을 무시했을 때 지구로 떨어지는 모든 물체는 크기와 무게에 상관없이 동일한 가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의 8 구심력의 운동 강도는 특정 시간 동안 진행된 물체의 운동에 비례한다. 작은 물체는 가볍고 큰 물체는 무겁다. 동일한 물체도 지표면 근처에서는 무겁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가벼워진다. 이 “무겁고 가벼운 정도”가 바로 지구의 중심으로 향하는 구심력의 운동 강도이며, 물체의 무게이기도 하다. 구심력의 운동 강도는 물체의 추락을 막고 싶을 때 반대 방향으로 가해야 할 힘의 크기로부터 알 수 있다. 위에 언급한 세 종류의 힘을 편의상 절대력(absolute force), 가속력(accelerative force), 그리고 운동력(motive force)이라 부르기로 하자. 이들은 각각 “힘의 중심을 찾아가는 물체”와 “물체가 놓인 위치”, 그리고 “힘의 중심”과 관련되어 있다. 즉 운동력은 물체의 각 부분이 힘의 중심 쪽으로 이동하려는 경향을 모두 더한 전체적 경향이고, 가속력은 어떤 영향이 중심에서 주변으로 퍼져나갈 때 특정 위치에 있는 물체가 움직이는 정도를 나타낸다. 그리고 절대력은 중심에서 발휘되는 힘으로, 이 힘이 없으면 운동력이 주변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절대력은 중심에 놓인 어떤 물체로부터 생길 수도 있고(주변의 쇳덩이를 끌어당기는 자석, 또는 자신의 중심 쪽으로 중력을 행사하는 지구 등), 아직 알려지지 않은 다른 힘에 의해 생길 수도 있다. 단 지금까지 서술한 내용은 물리적 원인을 고려하지 않은 수학적 개념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가속력과 운동력의 관계는 속도와 운동의 관계와 같다. 운동량이 속도와 질량의 조합으로 표현되는 것처럼, 운동력은 가속력과 질량의 조합으로 표현된다. 물체를 구성하는 각 입자의 가속력에 의한 힘을 모두 더하면 물체에 작용하는 운동력이 얻어진다. 지표면 근처에서 중력 가속도(중력에 의해 나타나는 가속도)는 물체의 질량에 상관없이 일정하지만,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중력 가속도가 작아져서 무게가 가벼워진다. 물체의 무게는 질량에 가속력(가속도)을 곱한 값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력 가속도가 지표면의 절반인 고도까지 올라가면 물체의 무게는 절반으로 줄어들고, 질량이 1/2, 또는 1/3인 물체는 이 고도에서 무게가 1/4, 또는 1/6로 줄어든다. 이런 의미에서 앞으로는 잡아당기는 힘(attraction)과 충격력(impulse)을 각각 가속력과 운동력으로 부를 것이다. 또한 이들을 포함하여 중심을 향하는 모든 힘은 물리적 개념이 아니라 수학적 관점에서 유도된 힘이기 때문에, 엄밀하게 구별하지 않고 혼용해서 쓸 것이다. 앞으로 이 책에서 “중심에서 인력이 작용한다”는 식으로 힘의 중심에 물리적 의미를 부여한다 해도, 그것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힘의 종류나 작동하는 방식, 또는 물리적 원인도 마찬가지다. 힘의 중심이란 눈에 보이는 실체가 아니라 수학적인 점(point)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가설명 지금까지 나는 생소한 용어들을 정의하고, 앞으로 이 책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할 것인지를 설명했다. 시간, 공간, 위치, 운동은 대체로 익숙한 용어여서 따로 정의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은 대부분 이 개념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그래서 이들은 절대적 관점과 상대적 관점, 실체와 겉보기, 그리고 수학적 관점과 상식적 관점으로 구별할 필요가 있다. 실제적이면서 수학적인 절대적 시간은 외부의 어떤 기준과도 무관하며, 스스로 균일하게 흐른다. 이것을 “지속(duration)”[* 영어 사전에는 “지속”이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duration은 “시간 간격”에 가깝다.]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반면에 상대적이고 상식적인 겉보기 시간은 물체의 운동을 기준 삼아 측정한 시간으로, 정확할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연월일시는 겉보기 시간에 속한다. 절대 공간은 외부의 물체와 무관하게 스스로 존재하는 공간으로, 언제 어디서나 균등하고(homogeneous)[* 지금 이곳에서 측정한 1미터와 1억 년 후 우주 반대편 공간에서 측정한 1미터가 똑같다는 뜻이다.] 움직이지 않는다. 반면에 상대 공간이란 절대 공간 중에서 이동 가능한 일부분으로, 그 크기는 공간과 물체의 상호관계로부터 결정되며, 상식적인 관점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 지구 내부의 공간이나 지구를 에워싼 대기층, 또는 지구 바깥의 하늘(우주 공간)이 상대 공간의 대표적 사례로, 이들의 위치는 지구와의 관계(지구와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 수시로 달라진다. 절대 공간과 상대 공간은 같은 종류의 공간으로 크기가 같지만, 수치적으로 항상 같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지구의 대기는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지만, 지구 자체가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절대 공간 속에서 대기의 위치는 수시로 변하고 있다. 물체가 점유한 공간은 절대 공간 또는 상대 공간의 일부로서 물체의 위치나 표면과는 다른 개념이다. 동일한 물체는 동일한 공간을 점유하지만, 표면적은 모양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물체의 위치는 양(quantity)을 갖지 않는다는 점에서 점유 공간과 다르다. 물체의 운동은 물체를 이루는 각 부분의 운동이 하나로 더해져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물체가 점유한 공간이 이동한다는 것은 각 부분의 점유 공간이 일괄적으로 이동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점유 공간의 전체 크기는 각 부분의 점유 공간을 더한 것과 같다. 절대 운동(absolute motion)이란 물체의 위치가 하나의 절대적 장소에서 다른 절대적 장소로 이동하는 현상이고, 상대 운동은 상대적인 위치가 변하는 현상이다. 항해 중인 배의 선실에 놓인 임의의 물체는 배와 함께 움직이고 있으므로 배에 대한 상대적 위치는 변하지 않는다. 즉 선원들의 눈에는 그 물체가 한 자리에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진정한 정지 상태란 움직이지 않는 절대 공간에서 하나의 위치를 고수하는 상태이다. 배는 절대 공간에 대하여 움직이고 있으므로, 배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정지해 있는 물체는 진정한 정지 상태라 할 수 없다. 만일 지구가 절대 공간에서 한 자리에 고정되어 있다면 배의 속도는 절대적인 속도이고, 선실에 놓인 물체도 배와 동일한 절대 속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지구는 움직이고 있으므로, 선실에 놓인 물체의 진정한 속도(절대 공간에 대한 속도)를 알려면 절대 공간에 대한 지구의 속도와 지구에 대한 배의 상대 속도를 결합해야 한다. 또한 배에 대하여 움직이는 물체의 절대 속도는 절대 공간에 대한 지구의 속도와 지구에 대한 배의 상대 속도, 그리고 배에 대한 물체의 상대 속도가 결합된 결과이다. 방금 언급한 2개의 상대 속도를 알면 지구에 대한 물체의 상대 속도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구에서 현재 배가 떠 있는 부분이 동쪽을 향해 10,010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고, 배는 바람을 타고 서쪽으로 10이라는 속도로 항해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배의 갑판에서 한 선원이 동쪽으로 1이라는 속도로 걸어가고 있다면 그의 절대 속도는 동쪽으로 10,001이며, 지구에 대한 그의 상대 속도는 서쪽으로 9이다. 천문학에서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시간에 특정한 방정식을 적용하여 절대 시간과 상대 시간을 구별한다. 우리는 시간의 척도로 “하루”라는 단위를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 하루의 길이는 시기와 장소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천체의 운동을 서술할 때 오차 보정을 거친 정교한 시간 단위를 사용하고 있다. 정확한 시간을 기준으로 삼으면 “완벽하게 균일한 운동”은 아예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모든 운동은 가속되거나 감속될 수 있지만, 절대 시간은 어떤 경우에도 균일한 속도로 흐른다. 사물의 움직임이 빠르건 느리건 또는 아예 움직이지 않건, 이들이 존재하는 절대 시간은 달라지지 않는다.[* 영어권에서는 time(특정 시간)과 duration(시간 간격)을 구별해서 쓰지만, 한국어에서는 두 경우 모두 “시간”으로 표기하기 때문에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 앞으로 시간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둘 중 어떤 의미인지 잘 생각해보기 바란다.] 그러므로 절대 시간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시간과 구별되어야 한다. 통상적인 시간에 천문학 방정식을 적용하면 정확한 시간(절대 시간)을 계산할 수 있다. 단진자의 주기를 측정하거나 목성의 위성에서 일어나는 일식 현상을 관측할 때는 이런 식으로 보정된 시간을 사용해야 한다. 시간의 순서는 절대로 바꿀 수 없다. 공간의 순서도 마찬가지다. 공간에 놓인 사물의 위치는 임의로 바꿀 수는 있지만, 공간 자체를 빵 썰 듯이 잘라서 그중 한 부분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는 없다. 시간과 공간은 그들 자신을 포함하여 모든 사물이 놓여 있는 고유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물은 시간을 따라 순차적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공간의 위치에도 이와 비슷한 순서가 존재한다. 이것은 시간과 공간의 본질이어서, 순서를 바꾸는 것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즉 공간상의 위치는 절대적인 개념이며, 위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절대 운동뿐이다. 그러나 인간의 감각으로는 공간의 각 부분을 볼 수 없고 구별할 수도 없으므로 공간을 측정할 때는 감지 가능한 방법을 써야 한다. 한 가지 방법은 우리 눈에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물체를 기준으로 삼아 다른 지점의 위치와 거리를 정의하는 것이다. 각 부위의 위치가 결정되면,[* 수학적으로 말하면 좌표의 원점과 눈금이 결정되었다는 뜻이다.] 기준점에 대하여 움직이는 모든 물체의 운동을 서술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식으로 서술된 운동은 절대 운동이 아닌 상대 운동으로, 철학 연구에는 적절치 않지만 일상적인 물체를 다룰 때는 별문제가 없다. 절대 공간에 대하여 완벽하게 정지해 있는 무언가를 운동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진정한 정지 상태”에 있는 물체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절대 운동 및 절대적 정지 상태”와 “상대 운동 및 상대적 정지 상태”는 원인과 결과가 다르고 운동의 특성도 본질적으로 다르다. 진정으로(즉 절대적으로) 정지해 있는 물체들은 상대방에 대해서도 완전하게 정지된 상태를 유지한다. 우주 먼 곳에 고정되어 있는 별들은 절대적 정지 상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구 근방에서는 물체들 사이의 거리와 방향을 비교하여 특정 물체가 절대적으로 정지 상태에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 상대적 위치로는 “절대적 정지 상태”를 정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견고한 물체가 움직일 때, 물체의 일부와 그 나머지 부분 사이의 상대적 위치 관계는 변하지 않는다. 즉 물체의 모든 부분이 일제히 같은 방향, 같은 속도로 이동한다. 회전 운동을 하는 물체는 모든 부분이 회전축으로부터 멀어지는 방향으로 힘을 받고, 앞으로 나아가는 물체의 전진력은 각 부위의 전진력을 더한 것과 같다. 그러므로 여러 개의 물체가 일제히 움직이고 있을 때, 그들에 대하여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물체는 사실 정지 상태가 아니라 그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우리 눈에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물체를 기준으로 삼아서는 다른 물체의 절대 운동을 알아낼 수 없다는 뜻이다. 어떤 물체를 절대 운동의 기준으로 삼으려면 절대적인 정지 상태에 있어야 한다. 기준이 움직이면 다른 물체들의 진정한 운동 상태(절대적인 운동 상태)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움직이는 기준에 대하여 정지해 있는 물체는 절대적인 정지 상태가 아니라,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이것은 과일의 껍질과 내용물의 관계와 같다. 과일을 허공에 던지면 껍질과 내용물이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운동 궤적이 아무리 복잡해도 둘 사이의 상대적 위치는 변하지 않는다. 측정 영역이 통째로 움직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영역에 속한 어떤 물체가 영역 안에서 또 움직이고 있다면, 이 물체의 절대 운동은 “영역 자체의 운동”과 “영역 안에서 일어나는 운동”의 합으로 나타난다. 영역 자체의 운동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조차 움직이고 있다면 그 기준의 운동도 더해주고, 기준의 기준도 움직이고 있다면 그 운동도 더해주고…. 이 과정은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 기준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된다. 이것은 앞에서 언급한 “움직이는 지구 위에서 항해 중인 배 위에서 움직이는 사람”과 비슷하다. 그러므로 물체의 절대 운동을 서술하려면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 기준이 필요하다. 움직이는 물체를 기준으로 삼아 서술한 운동은 절대 운동이 아니라 상대 운동이다. 절대적으로 정지된 영역에서는 모든 물체의 위치가 고정되어 있어서 물체들 사이의 거리도 변하지 않는다. 운동을 일으키는 원인을 알면 진정한 운동(절대 운동)과 상대 운동을 구별할 수 있다. 절대 운동은 물체에 힘이 직접 가해졌을 때만 일어나는 반면, 상대 운동은 힘이 작용하지 않아도 일어날 수 있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물체(A라 하자)는 가만히 있는데, 운동의 기준으로 삼은 다른 물체(B라 하자)에 힘이 작용하여 운동 상태가 변하면, B에 대한 A의 상대 운동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절대 운동은 힘이 가해졌을 때만 변화가 생기고, 상대 운동은 힘이 작용하지 않아도 변할 수 있다. 그리고 특정한 상대 운동 관계에 있는 두 물체 A와 B에 똑같은 힘이 작용하면 둘 사이의 상대 운동은 달라지지 않고 상대적 위치도 그대로 유지된다. 다시 말해서 절대 운동이 변하지 않아도 상대 운동은 변할 수 있고, 절대 운동이 변해도 상대 운동은 변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절대 운동은 다른 운동과의 상대적 관계와 무관하다. 물체가 회전할 때 회전축으로부터 멀어지는 쪽으로 작용하는 힘은 절대 운동과 상대 운동을 구별할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 상대적 회전 운동에서는 이런 힘이 작용하지 않지만, 절대적 회전 운동에서는 운동량에 비례하는 힘이 확실하게 작용한다.[* 줄에 매달린 공을 한 손에 들고 방 안에 서 있다고 가정해보자. 방바닥은 가만히 정지해 있고 벽만 통째로 회전한다면 공과 벽 사이에는 상대적 회전 관계가 성립하지만 줄은 팽팽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팔을 휘둘러서 공을 돌리면 밖으로 향하는 힘이 작용하여 줄이 팽팽해진다. 즉 물체가 회전축으로부터 멀어지려는 힘(진짜 힘은 아니지만, 편의상 원심력이라 부른다)은 절대적 원운동에서만 나타난다.] 양동이에 물을 가득 담고 손잡이에 밧줄을 묶어서 높은 곳에 매달아 놓았다고 가정해보자. 양동이를 양손으로 잡고 한 방향으로 여러 번 돌리면 밧줄이 꼬일 것이다. 이 상태에서 손을 가만히 놓으면 꼬였던 밧줄이 풀리면서 양동이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한다. 처음에는 양동이만 돌고 물은 돌지 않지만, 몇 바퀴 돌다 보면 양동이 벽의 마찰 때문에 물도 함께 돌기 시작하면서 평평했던 수면의 중심부가 오목하게 파이고 테두리의 수위가 높아진다(이것은 실험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처음에는 양동이의 회전 속도가 물보다 빨라서 파이는 정도가 그리 크지 않지만, 시간이 흐르면 양동이와 물이 똑같은 속도로 회전하면서 물의 중심부와 테두리의 수위가 가장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테두리의 수면이 높아지는 것은 회전축으로부터 멀어지려는 힘이 물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물은 양동이와 함께 회전하고 있으므로 둘 사이에 상대 운동은 없는 상태지만, “절대적인” 원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수면 변화가 초래된 것이다. 그러므로 물의 수면 상태를 관찰하면 절대적으로 정지해 있는지, 아니면 절대적인 원운동을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처음(양동이만 돌고 물은 돌지 않을 때)에는 양동이와 물의 상대 속도가 가장 컸는데도 물은 중심으로부터 멀어지려 하지 않았고, 수면도 오목해지지 않았다. 즉 절대적인 원운동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반면에 양동이와 물이 함께 돌 때는 둘 사이의 상대 운동이 줄어들었는데도 수면이 오목해진다. 물의 절대적 원운동이 비로소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물을 가장자리로 밀어내는 힘은 점점 강하게 작용하다가 물과 양동이의 회전 속도가 같아졌을 때 최대치에 도달한다. 그러므로 수면이 오목해지는 현상은 물과 양동이의 상대 운동과 무관하다. 즉 물과 양동이의 상대 운동으로는 진정한(절대적인) 원운동 여부를 판별할 수 없다. 회전하는 물체의 진정한 원운동은 단 하나뿐이며, 바로 이런 경우에 한하여 회전축으로부터 멀어지는 힘이 작용한다. 상대적 원운동은 주변과의 관계에 따라 무수히 많은 형태로 일어날 수 있지만, 실제적인 효과를 낳지 못한다. 천구(celestial sphere)에는 고정된 별들과 이들이 거느리는 행성이 있고, 그 아래에는 회전하는 하늘이 있다. 하늘의 몇 개 영역과 행성들은 상대적으로 정지 상태에 있지만, 사실은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상대적인 위치가 수시로 바뀌면서(절대적 정지 상태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늘과 함께 움직이고 있으므로, 회전축으로부터 멀어지려는 경향이 있다. 상대적 양은 문자 그대로 실제적인 양이 아니라 우리 눈에 보이거나 느껴지는 양이며(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대부분 측정한 양보다 상대적 양이 주로 사용된다. 우리가 말하는 “시간”과 “공간”, “위치” 그리고 “운동”은 특별한 설명이 없는 한 상대적인 양이다. 그러므로 이런 양을 절대적인 양과 구별하지 않고 섞어서 쓰면 개념상의 혼란이 야기된다. 상대적 양을 실제 관측된 양(절대적 양)으로 해석하는 것은 수학과 철학을 심각하게 오염시키는 행위이다. 각 물체의 진정한 운동 상태를 파악하여 겉보기 운동(겉으로 드러난 운동)과 구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눈에는 움직이거나 정지해 있는 물체만 보일 뿐, 절대 운동의 기준인 공간 자체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절대 운동과 상대 운동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겉보기 운동을 정밀하게 관측하고, 진정한 운동에 영향을 주는 힘을 분석하면 절대 운동을 유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줄로 연결된 2개의 공을 상상해보자. 이들이 공통의 무게 중심(줄의 가운데 부분)을 중심으로 회전하는데도 줄이 팽팽해지지 않는다면, 이 원운동은 진정한 원운동이 아니다. 반면에 줄이 팽팽하게 당겨졌다면 원운동의 속도와 실에 걸린 장력을 관측하여 회전 운동의 진위 여부를 알아낼 수 있다. 두 공에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힘이 동시에 작용하여 원운동이 더 빨라지거나 느려지면 줄의 장력을 측정하여 운동이 변한 원인을 알아낼 수 있으며, 원운동을 최대화하려면 공에 어느 방향으로 힘을 가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원운동을 하는 공의 앞면(진행 방향을 바라보는 면)과 뒷면을 식별하여 원운동의 방향을 알아낼 수 있다. 진정한 원운동이 진행되고 있다면, 운동을 비교할 물체가 전혀 없는 텅 빈 공간에서도 원운동의 양(속도)과 방향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여러 개의 물체가 상대적 거리를 유지하고 있고(밤하늘의 별들이 이런 경우에 속한다) 그 안에서 줄에 묶인 2개의 공이 회전하고 있다면, 물체와 공의 상대적 위치 변화만으로는 공이 정말로 돌고 있는지, 또는 공을 제외한 모든 물체가 일제히 돌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줄에 걸린 장력을 관측한 값이 해당 원운동에 필요한 힘과 일치한다면 회전하는 것은 공이고 다른 물체들은 정지 상태에 있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그리고 물체와 공의 상대적 위치 변화로부터 원운동의 방향도 알 수 있다. 앞으로 이 책에서는 “운동의 원인과 결과, 그리고 겉으로 드러난 차이로부터 운동을 알아내는 방법”과 “주어진 운동으로부터 운동의 원인과 결과를 알아내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이것은 내가 이 책을 집필하는 목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