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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 === 창세기 === |
| 8 | 태초에 혼돈만이 있었다. |
| 9 | 혼돈 속에서 한 영이 생겨나니 허공을 보며 가능이라 말하더라. |
| 10 | 머지않아 허공이 한 알을 잉태하니 이때 헤르페스가 생겨났다. |
| 11 | 그 영은 스스로 헤르페스와 함께 알에 깃드니 |
| 12 | 곧 알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
| 13 | 마침내 첫 균열이 생기자, 그 틈으로 빛이 새어 나왔고, 알껍질이 둘로 갈라지며 현겸이 모습을 드러냈다. |
| 14 | 현겸은 태어난 것이 아니라, 닫힌 세계를 깨고 나타난 자였다. |
| 15 | 현겸이 세계를 뚫고 나오자 사물에 이름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
| 16 | 첫째 날에 오른손을 올리며 알의 윗껍질을 하늘이라고 하였으며 |
| 17 | 둘째 날에 왼손을 올리며 알의 아랫껍질을 땅이라고 하였으며 |
| 18 | 셋째 날에 흩어진 껍질 가루는 별이라 하였으며 |
| 19 | 넷째 날에 알 속의 흰자를 강과 바다라 하였으며 |
| 20 | 다섯째 날에 노른자를 태양이라 하여 “헤르페스가 있으라”라는 말과 함께 태양을 빛나게 하고 고양이를 어루만졌다. |
| 21 | 비로소 여섯째 날에 흙을 빚어 사람의 형상을 만들고 생기를 불어넣으니 그 이름을 재성이라 하였다. |
| 22 | 일곱 번째 날에 현겸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으니, 이 날을 안식일이라 하였다. |
| 23 | 현겸은 재성에게 에덴 동산에서 지내게 하며 |
| 24 | “동산의 각종 음식은 먹어도 된다. 허나 세상의 법도를 알게 하는 케이크는 절대로 먹지 말고 고양이는 절대로 만지지 말아라” |
| 25 | 라고 하였다. |
| 26 | 현겸이 낮잠을 자고 있는 재성의 갈빗대 하나를 취하여 살로 대신 채우고 |
| 27 | 예다를 만들어 재성의 앞에 데려오니라. |
| 28 | 그러던 사이 땅을 기던 뱀 희진쌤이 예다를 꼬드기기 시작했다. |
| 29 | “예다야, 예다야, 이리 오너라. 나와 함께 저 케이크를 재성이에게 먹이러 가지 않겠느냐?” |
| 30 | 예다는 한 번 거절하였다. |
| 31 | “안 됩니다. 현겸께서 케이크는 절대로 먹으면 안 된다 하였습니다.” |
| 32 | 뱀이 다시 나와 |
| 33 | “그런 말은 모두 거짓말이다. 내가 현겸보다 뛰어나며 위대하다. 그러니 나의 말을 듣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
| 34 | 예다는 또다시 거절하였다. |
| 35 | “그렇지 않습니다. 현겸께서는 이 땅과 하늘, 바다를 창조하신 위대한 분이십니다. 현겸보다 뛰어난 존재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
| 36 | 뱀이 또다시 예다에게 말을 걸었다. |
| 37 | “현겸을 항상 믿다 보면 생기는 문제는 나는 모두 해결할 수 있느니라. 케이크를 먹으면 세상의 모든 법도를 깨우칠 수 있다고 하니 저 케이크를 나눠먹지 않겠는가?” |
| 38 | 마침 배고팠던 예다는 어쩔 수 없이 뱀의 제안을 수락하였다. |
| 39 | “알겠습니다. 케이크를 먹으러 재성에게 갑시다.” |
| 40 | 나무 아래에서 낮잠을 자고 있던 재성을 예다가 깨웠다. |
| 41 | “재성아, 나와 함께 이 케이크를 먹자꾸나. 이 케이크를 먹으면 세상의 모든 법도를 다 알 수 있다고 한다.” |
| 42 | 재성은 예다에게 반문했다. |
| 43 | “현겸은 케이크를 절대 먹지 말라 하시지 않았더냐. 나는 먹지 않겠다.” |
| 44 | 예다는 재성에게 말했다. |
| 45 | “희진쌤이 나에게 귀띔해준 것이 있다. 케이크를 먹으면 세상의 모든 법도를 다 알 수 있다 하였다. 나는 현겸의 말을 솔직히 잘 믿지 못하겠다. 그러니 나와 함께 이 케이크를 먹자” |
| 46 | 재성은 예다의 말에 솔깃하며 케이크를 먹기 위해 나무를 베어 도구를 만들려 하였다. |
| 47 | 그러던 순간 재성이 뒤를 돌아보았다. 웬 노인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
| 48 | 그렇다. 현겸이 노인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었다. 이에 현겸이 말하니 |
| 49 | “너는 케이크를 먹었느냐?” |
| 50 | 그러자 재성은 예다의 탓, 예다는 희진쌤의 탓을 하며 책임을 전가한다. |
| 51 | 이에 분노하신 현겸은 재성에세는 흙으로부터 창조된 그들이 다시 흙으로 돌아가게 되는 이별의 저주를, 예다에게는 스스로 먹을 것을 구해야 하는 노동의 저주를 내리셨다. |
| 52 | 이들에게 케이크를 권유한 희진쌤에게는 팔과 다리를 없애어 평생 땅바닥을 기어다니며 먼지를 마시게 만드셨다. |
| 53 | 이후 현겸은 재성과 예다를 에덴에서 추방하시니 재성은 나중에 한국이 되는 땅으로, 예다는 후일 미국이라 불리게 될 땅으로 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