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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1. 문제, 영웅, 판본들== |
| 2 | 우리는 에누마 엘리쉬를 인간이 우주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인간조건을 감수하기 위한 |
| 3 | 주목할 만한 시도로서 검토해 보았다. 에누마 엘리쉬의 저자는 진정 그러한 목적을 달성 할 |
| 4 | 수 있었다. 그러나 이보다 약간 더 오래된 길가메쉬 서사시를 통해 드러나듯이 에누마 엘리 |
| 5 | 쉬의 방법이 가능한 유일한 태도는 아니었다. 길가메쉬 서사시 역시 비록 쉽지 않지만 그리 |
| 6 | 고 아마도 아주 설득력 있지도 않지만, 인간 조건을 감수하기 위한 시도였기 때문이다. 에누 |
| 7 | 마 엘리쉬와는 달리 길가메쉬 서사시의 관심은 신들과 우주의 질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 |
| 8 | 간에게 있다. 즉, 우리 모두가 결국은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인간의 가사성(可死性) 이것이 |
| 9 | 이 작품이 던지는 문제이다. |
| 10 |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한 길가메쉬는 역사적 인물로서 기원전 2600년경 우룩(Uruk, 성 |
| 11 | 서의 에렉Erekh)의 통치자였다. 분명 그에 관한 이야기들은 그가 죽은 이후부터 오랫동안 |
| 12 | 세간에 떠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그 중 우리에게까지 전해진 것은 기원전 2100년경의 |
| 13 | 것으로 이는 우르 제 3왕조의 궁정 시인들에 의해 기록된 것이다. 이 왕조의 왕들은 길가메 |
| 14 | 쉬를 그들의 조상으로 여겼다. 우리가 갖고 있는 수메르어로 기록된 몇몇 짧은 서사시적 작 |
| 15 | 품들의 원형은 분명 길가메쉬에 대한 관심이 부흥된 이 때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
| 16 | 논의하고자 하는 길가메쉬 서사시는 고 바빌로니아 시기의 말기인 기원전 1600년경에 아카 |
| 17 | 디아어로 씌어진 것이다. 엄격히 말해 우리는 이를 ‘서사시’가 아닌 ‘서사시의 윤곽’을 갖춘 |
| 18 |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갖고있는 고 바빌로니아 시기의 문서가 단편들이고 따라 |
| 19 | 서 이는 단지 그 결합이 긴밀하지 못한 길가메쉬 (서사시)권 속의 개별적인 노래들만을 나 |
| 20 | 타내 주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단편들은 대부분 내적으로 연관된 핵심적 에 |
| 21 | 피소드들을 모두 다 포함하고 있으며 이 에피소드들이 후대의 판본에서도 주된 이야기를 구 |
| 22 | 성한다. 기원전 천년대의 끝 무렵에 신-리키-운니니(Sin-liqi-unninni)라는 사람에서 의해 |
| 23 | 만들어진 이 후대 판본의 대부분은 복사본으로 기원전 600년경부터 니느웨의 유명한 아슈르 |
| 24 | 바니팔(Ashurbanipal) 도서관에 소장되었다. 그러나 이 판본에는 이질적인 요소가 많이 첨 |
| 25 | 가되어 있고 고 바빌로니아 시기의 단편 속에 들어있는 신선함과 활력이 결여되어 있다. 따 |
| 26 | 라서 우리는 여기서 가능한 고 바빌로니아의 단편을 인용하여 길가메쉬 이야기를 재 서술해 |
| 27 | 보고자 한다. |
| 28 | ==2. 이야기== |
| 29 | ===전문=== |
| 30 | 말씀해주소서, 무사 여신이여, 그 사나이에 대하여, 임기능변에 능한, |
| 31 | 이곳 저곳 많이도 떠돌아다녔던 그에 대하여.... . |
| 32 | 그가 보았던 도시의 사람들도 무척 많았고, |
| 33 | 그 마음가짐을 알았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
| 34 | 그는 마음에 깊은 고통을 당했습니다, |
| 35 | 자신의 목숨과 전우들의 귀향을 구하려다가.... |
| 36 | 땅의 둘레를 따라 돌아다니며 모든 것을 보았던 그는 |
| 37 | 바다를 알게 되었고 모든 것을 경험하였다.... |
| 38 | 그는 우룩의 성벽을 지었다, 양 우리의 (도시)를, |
| 39 | 성소 에안나(Eanna)를, 성스러운 창고를 지었다. |
| 40 | 이 벽들을 보라, |
| 41 | 청동과 같은 프리즈(frieze)를 갖고 있는! |
| 42 |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저 능보를 보아라! |
| 43 | 먼 옛날로부터 온 저 돌계단을 따라 |
| 44 | 에안나에게로 나아가라, 이쉬타르의 권좌로, |
| 45 | 어떤 후대의 왕도 - 그 어떤 사람도 - 이와 같은 것을 |
| 46 | 다시 만들지 못할 것이다. |
| 47 | 우룩의 성벽으로 올라가서 둘러보아라, |
| 48 | 테라스를 살펴보고 벽돌이 쌓인 모습을 자세히 보아라. |
| 49 | 이들은 구운 벽돌로 이루어져 있지 않은가? |
| 50 | 일곱 현인이 그 기반을 놓지 않았는가? |
| 51 | 아루루, 이 거친 황소(길가메쉬)를 창조한 그대가 |
| 52 | 이제 그의 이미지를 창조했다, |
| 53 | 길가메쉬와 같은 거친 마음을 가진 그를, |
| 54 | 그들이 서로 겨루게 하라, |
| 55 | 그러면 우룩에는 평화가 있을 것이다. |
| 56 | 나는 엔키두 당신을 바라봅니다, |
| 57 | 당신은 마치 신과 같아요! |
| 58 | 왜 당신은 짐승들과 함께 |
| 59 | 사막을 배회하나요? |
| 60 | 이리 오세요, 내가 당신을 |
| 61 | 넓은 길을 가진 우룩으로 인도할께요. |
| 62 | 성스러운 신전으로, 아누의 거처로. |
| 63 | 엔키두, 일어서요, 내가 당신을 |
| 64 | 아누의 거처인 에안나로 데려갈께요, |
| 65 | 그곳에선 길가메쉬가 모든 의례를 관장하고 있답니다. |
| 66 | 당신 역시 그를 대신해서 그렇게 할 수 있을 거에요, |
| 67 | 자, 당신이 그 자리에 앉아요! |
| 68 | 그는 단지 들짐승들의 젖을 |
| 69 | 빨아먹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었다. |
| 70 | 그런데 그들은 그에게 빵을 내어놓았다. |
| 71 | 그는 어색하게 움츠리며, 그것을 보고 |
| 72 | 그것을 바라보았다. |
| 73 | 엔키두는 알지 못했다, |
| 74 | 빵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
| 75 | 그는 또한 배우지 못했다, |
| 76 | 맥주를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 |
| 77 | 창녀가 입을 열어 |
| 78 | 엔키두에게 말했다. |
| 79 | “빵을 먹어요, 엔키두, |
| 80 | 이것이 생명의 양식이에요! |
| 81 | 맥주를 마셔봐요. |
| 82 | 이것이 이 땅의 풍습이랍니다!” |
| 83 | 엔키두는 빵을 |
| 84 | 배부를 때까지 먹었고, |
| 85 | 맥주를 마셨다 --- |
| 86 | 일곱 잔이나 --- |
| 87 | 그는 편안해졌고, 기운이 났으며. |
| 88 | 기분이 좋아졌고, |
| 89 | 얼굴이 달아올랐다. |
| 90 | 그는 물로 |
| 91 | 털로 덮인 몸을 씻고, |
| 92 | 기름으로 문질렀으며, |
| 93 | 그리하여 사람이 되었다. |
| 94 | 그가 옷을 입자 |
| 95 | 그는 마치 젊은 귀족 같았다. |
| 96 | 그는 무기를 들고 |
| 97 | 사자를 때려 눕혔으며, |
| 98 | 그래서 목자들은 밤에 잠을 잘 수 있었다 |
| 99 | 그 누구도 당할 자 없는 당신의 어머니가 |
| 100 | 당신을 낳았습니다. |
| 101 | 우리의 거친 황소 |
| 102 | 닌순나(Ninsuna)가. |
| 103 | 당신의 머리는 다른 사람들 위에 높이 올려지고 |
| 104 | 사람들을 다스리는 왕권을 |
| 105 | 엔릴은 당신에게 주었습니다! |
| 106 | 후와와, 그의 울부짖음은 폭풍우이며, |
| 107 | 그의 입은 불길이고, |
| 108 | 그의 숨결은 죽음입니다. |
| 109 | 누가 이러한 일을 |
| 110 | 하고자 하겠습니까? |
| 111 | 후와와의 발걸음은 |
| 112 | 저항할 수 없는 공격입니다! |
| 113 | “아무런 결정권도 갖지 못하는 저 가장 큰 자를 |
| 114 | 남타르(Namtar, 죽음)가 삼키는구나. |
| 115 | 어떠한 예외도 허락하지 않는 남타르가. |
| 116 | 사로잡힌 새를 집으로 돌아가게 해주며 |
| 117 | 사로잡힌 젊은이를 그의 어머니의 무릎으로 돌아가게 해주면, |
| 118 | 당신은 결코 돌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
| 119 | 당신의 도시와 당신을 낳은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
| 120 | “나의 친구여, 누가 그처럼 높여져서 |
| 121 | 하늘에 도달하고 |
| 122 | 샤마시와 함께 영원히 살 수 있겠소? |
| 123 | 살 날이 정해져 있는 단지 인간이라는 존재, |
| 124 | 그가 무엇을 하든 그는 단지 바람에 지나지 않을 뿐. |
| 125 | 너는 -이미- 죽음을 두려워 하고 있다. |
| 126 | 너의 용기로부터 힘을 내어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
| 127 | 내가 이끌어줄테니, |
| 128 | 너는 (내 뒤에 붙어서) 나에게 외쳐라. |
| 129 | “모여라! 두려워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라고. |
| 130 | 만약 내가 쓰러진다 해도 내 명성이 세워질 것이다. |
| 131 | (그들은 말할 것이다)“길가메쉬가 무시무시한 |
| 132 | 후와와와 싸우다가 쓰러졌노라‘라고.“ |
| 133 | 나의 친구여, 재빠른 노새, |
| 134 | 산 속의 사나운 나귀, |
| 135 | 초원의 표범이여. |
| 136 | 엔키두, 나의 친구여, 재빠른 노새, |
| 137 | 산 속의 사나운 나귀, |
| 138 | 초원의 표범이여, |
| 139 | 나와 함께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던 이여, |
| 140 | 험한 바위산을 올라가 |
| 141 | 천상의 황소를 잡아 죽였고, |
| 142 | 삼나무 숲에 사는 후와와를 무찌른 그대를 |
| 143 | 지금 사로잡은 이 잠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
| 144 | 그대는 깊은 어둠에 빠져 나의 말을 듣지도 못하는구나! |
| 145 | 그러나 그는 눈을 들지 않는다. |
| 146 | (길가메쉬가)그의 심장에 손을 얹어 보지만 |
| 147 | 그것은 뛰지 않는다. |
| 148 | 그러자 그는 친구의 얼굴을 |
| 149 | 마치 신부처럼 베일로 덮었다... |
| 150 | 그는 독수리처럼 그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
| 151 |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사자와도 같이. |
| 152 | 그는 친구의 주변을 왔다갔다하며 맴돌았다. |
| 153 |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머리타래를 풀어헤치며 |
| 154 | 아름다운 의복을 벗어 땅에 내팽개치면서. |
| 155 | 모든 모험을 나와 함께 겪어낸 이, |
| 156 |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엔키두, |
| 157 | 모든 모험을 나와 함께 겪어낸 그를 |
| 158 | 인간의 운명이 덮쳤다. |
| 159 | 낮이나 밤이나 나는 그를 위해 울었고, |
| 160 | 그를 결코 땅에 묻으려 하지 않았다 -- |
| 161 | 혹시라도 나의 친구가 나의 (커다란) 통곡소리를 |
| 162 | 듣고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해서 -- |
| 163 | 7일 밤낮 동안, |
| 164 | 그의 코에서 구더기가 떨어질 때까지. |
| 165 | 그가 떠난 이후 나는 결코 위안을 찾을 수 없기에, |
| 166 | 사냥꾼처럼 들판을 배회하고 있다. |
| 167 | 사막을 이처럼 방황하고 |
| 168 | 배회한 후에 |
| 169 | 대지의 심장 안에 누워 |
| 170 | 쉬어야만 한단 말입니까? |
| 171 | 나는 이제껏 많은 시간 |
| 172 | 충분히 누워 잤습니다! |
| 173 | (아니요!) 내 눈이 태양을 보게 해 주십시요 |
| 174 | 내가 햇빛에 물리도록 해 주시오! |
| 175 | 어둠이 저 멀리 떨어져 있다구요? |
| 176 | 그렇다면 햇빛은 얼마나 있습니까? |
| 177 | 죽은 이들도 태양의 눈부신 광채를 볼 수 있습니까? |
| 178 | 길가메쉬여,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나요? |
| 179 | 당신이 찾고 있는 생명을 당신은 |
| 180 | 결코 찾지 못할 거예요. |
| 181 | 신들이 인간을 창조했을 때, 그들은 |
| 182 | 죽음을 인간의 몫으로 나누어주었고, 생명은 |
| 183 | 그들이 채어가 버렸기 때문이죠. |
| 184 | 그대, 길가메쉬여, 당신의 배를 가득 채우세요. |
| 185 | 밤과 낮으로 즐거운 일을 만들고, |
| 186 | 매일 향연은 베푸세요. |
| 187 | 밤이나 낮이나 춤과 노래가 울려 퍼지게 하세요. |
| 188 | 깨끗한 옷을 입고, |
| 189 | 머리와 몸을 씻으세요. |
| 190 | 당신이 손안에 품고 있는 아이를 보시고 |
| 191 | 당신의 아내가 당신 품안에서 기뻐하게 하세요. |
| 192 | 이러한 일들만이 인간이 관심 가져야 할 일이랍니다. |
| 193 | 그러나 길가메쉬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
| 194 | 술 파는 여인이여, 왜 당신은 내게 이러한 말을 합니까? |
| 195 | 내 마음은 내 친구 때문에 너무도 아픕니다. |
| 196 | 술 파는 여인이여, 왜 당신은 내게 이러한 말을 합니까? |
| 197 | 내 마음은 엔키두 때문에 너무도 아픕니다! |
| 198 | 내가 우트나피쉬팀 당신을 바라보니, |
| 199 | 당신의 몫도 다르지 않군요, |
| 200 | 당신도 나와 똑같군요! |
| 201 | 당신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
| 202 | 당신도 나와 똑같습니다! |
| 203 | 내 마음은 당신과 싸움을 할 생각에만 |
| 204 | 골몰해 있었습니다, |
| 205 | 그러나 당신은 이처럼 한가하게 누워있군요. |
| 206 | 말해주십시오, 당신은 어떻게 신들의 회의에 |
| 207 | 참석해서 영생을 얻게 되었습니까? |
| 208 | 그러나 이제 누가 당신을 위해서 |
| 209 | 신들의 회의를 소집해서 |
| 210 | 당신이 찾고 있는 생명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겠는가? |
| 211 | 생명을 갈망하던 저 강인한 자를 보시오! |
| 212 | 잠이 마치 폭풍과도 같이 |
| 213 | 그를 때려 눕혔군요. |
| 214 | 내게 잠이 쏟아지자마자 |
| 215 | 당신이 재빨리 나를 건드리고 |
| 216 | 나를 깨웠군요. |
| 217 | 길가메쉬는 멀리있는 우트나피쉬팀에게 말했다. |
| 218 | “나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우트나피쉬팀이여, 나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
| 219 | 내 뒤를 쫓아오는 자, |
| 220 | 그 탐욕스런 자, |
| 221 | 죽음, 그가 내 침실에 앉아 있습니다! |
| 222 | 내가 어디를 돌아보아도, |
| 223 | 그곳에 죽음, 그가 있습니다!“ |
| 224 | 그 날 길가메쉬는 앉아서 울었다. |
| 225 | 눈물이 계속 그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
| 226 | “우르샤나비여, 대체 누구를 위해 나의 팔이 그처럼 피로해졌는가? |
| 227 | 누구를 위해 내 심장의 피가 쓰였는가? |
| 228 | 나는 내 자신에게 아무런 축복도 가져다 주지 못했다. |
| 229 | 나는 저 땅 속의 뱀을 위해 봉사한 것이다!“ |
| 230 | 모든 살아있는 인간은 죽기 위해 태어났고, |
| 231 | 누구도 진정한 행복을 자랑할 수 없기에, |
| 232 | 침착한 마음을 가지고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견뎌내자, |
| 233 | 지나치게 기뻐하지도 슬퍼하지도 말자, |
| 234 | 우리의 볼일을 벗어나는 일에 대해서. |
| 235 | 순례자와 같이 우리는 정해진 곳을 향해 간다. |
| 236 | 세상은 하나의 여인숙이며 죽음은 여행의 끝이다 |
| 237 | 길가메쉬는 뱃사공 우르샤나비에게 말했다. |
| 238 | “우르샤나비여, 우룩의 성벽으로 올라가서 |
| 239 | 둘러보라! |
| 240 | 테라스를 살펴보고 벽돌쌓인 모습을 |
| 241 | 자세히 보라! |
| 242 | 이는 구운벽돌로 이루어져 있지 않은가? |
| 243 | 일곱 현인이 그 기반을 놓지 않았는가? |
| 244 | 한 에이커는 도시이고 한 에이커는 과수원, |
| 245 | 한 에이커는 강바닥, |
| 246 | 그리고 또한 이쉬타르 신전의 경내가 있다. |
| 247 | 삼 에이커와 경내가 우룩을 구성한다.“ |
| 248 | ===전문 + 해석=== |
| 249 | 이야기는 영웅을 우리에게 소개해주는 “낭만적 서사시”의 스타일로 시작한다. 이는 마치 |
| 250 | 오뒤세이아 가 오뒤세우스의 성격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과 같다. |
| 251 | 말씀해주소서, 무사 여신이여, 그 사나이에 대하여, 임기능변에 능한, |
| 252 | 이곳 저곳 많이도 떠돌아다녔던 그에 대하여.... . |
| 253 | 그가 보았던 도시의 사람들도 무척 많았고, |
| 254 | 그 마음가짐을 알았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
| 255 | 그는 마음에 깊은 고통을 당했습니다, |
| 256 | 자신의 목숨과 전우들의 귀향을 구하려다가.... |
| 257 | 마찬가지로 길가메쉬 서사시도 낯설고 흥미진진한 경험을 겪고 먼 지역까지 돌아다닌 영 |
| 258 | 웅에 대한 청자의 기대에 부합하는 구절들로 시작한다. |
| 259 | 땅의 둘레를 따라 돌아다니며 모든 것을 보았던 그는 |
| 260 | 바다1)를 알게 되었고 모든 것을 경험하였다.... |
| 261 | 그러나 길가메시 서사시에는 오뒤세이아 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점이 있는데 그 |
| 262 | 것은 단지 기이한 개인적 경험에 대한 강조를 넘어서 영속적으로 현존하는 업적에 초점을 |
| 263 | 맞추고 있는 점이다. 아직도 현존하고 있는 우룩의 벽에 대한 묘사가 이를 잘 드러내주고 |
| 264 | 있다. 또한 이 부분은 이 서문이 씌어진 때에 관한 궁금증도 불러일으킨다. |
| 265 | 그는 우룩의 성벽을 지었다, 양 우리의 (도시)를, |
| 266 | 성소 에안나(Eanna)를, 성스러운 창고를 지었다. |
| 267 | 이 벽들을 보라, |
| 268 | 청동과 같은 프리즈(frieze)를 갖고 있는! |
| 269 |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저 능보를 보아라! |
| 270 | 먼 옛날로부터 온 저 돌계단을 따라 |
| 271 | 에안나에게로 나아가라, 이쉬타르의 권좌로, |
| 272 | 어떤 후대의 왕도 - 그 어떤 사람도 - 이와 같은 것을 |
| 273 | 다시 만들지 못할 것이다. |
| 274 | 우룩의 성벽으로 올라가서 둘러보아라, |
| 275 | 테라스를 살펴보고 벽돌이 쌓인 모습을 자세히 보아라. |
| 276 | 이들은 구운 벽돌로 이루어져 있지 않은가? |
| 277 | 일곱 현인이 그 기반을 놓지 않았는가? |
| 278 | 우리가 처음 만나게 되는 젊은 길가메쉬는 엄청난 힘과 에너지를 지닌 인물로 묘사된다. |
| 279 | 우룩의 지도자로서 그는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일에 뛰어든다. 그는 언제나 군대를 대기시 |
| 280 | 키고 친구들을 불러내며 도시의 젊은이들을 실신할 정도로 괴롭혀 지쳐 쓰러지게 만들고 그 |
| 281 | 들에게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할 시간조차 주지 않는다. |
| 282 | 당연히 우룩의 시민들은 이러한 점에 대해 불만을 갖게 되었고 이에 대해 신들에게 불평 |
| 283 | 하며 신들이 어떤 조치를 취해주기를 간청하기 시작한다. 신성한 신들은 뛰어난 통찰력으로 |
| 284 |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꿰뚫어볼 수 있었다. 즉 길가메쉬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떨어져 외 |
| 285 | 로움을 느끼게 된 것은 그의 월등한 에너지와 힘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맞는 |
| 286 | 비범한 잠재력과 포부를 가진 친구가 필요로 했다. 그래서 신들은 창조자 아루루(Aruru)를 |
| 287 | 불러 그녀에게 길가메쉬의 짝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한다. |
| 288 | 아루루, 이 거친 황소(길가메쉬)를 창조한 그대가 |
| 289 | 이제 그의 이미지를 창조했다, |
| 290 | 길가메쉬와 같은 거친 마음을 가진 그를, |
| 291 | 1) ‘깊은 곳’이라고 번역될 수도 있다. |
| 292 | 그들이 서로 겨루게 하라, |
| 293 | 그러면 우룩에는 평화가 있을 것이다. |
| 294 | 아루루는 천상의 신을 모델로 하여 하나의 정신적 이미지를 만든다. 그녀는 손을 씻고, |
| 295 | 진흙을 떼어내어 사막에 던져서 엔키두(Enkidu)를 창조한다. |
| 296 | 엔키두는 말하자면 자연상태의 사람이다. 그는 엄청나게 힘이 세고 벌거벗은 채 돌아다 |
| 297 | 니며 온 몸이 털로 덮여있고 그의 머리채는 여자의 것처럼 길며 곡식처럼 무성하게 자란다. |
| 298 | 그는 마을이나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고 영양(羚羊)과 함께 사막을 돌아다니며 |
| 299 | 풀을 뜯어먹고 저녁에는 짐승들과 함께 물가에서 갈증을 해소한다. 그는 짐승들의 친구로서 |
| 300 | 사람들이 짐승을 잡기 위해 파놓은 구덩이를 메우고 덫을 부숴 버리면서 짐승들을 보호한 |
| 301 | 다. 그는 이러한 파괴적인 행동을 통해 사람들과 접촉하게 되었다. 한 사냥꾼이 자신의 생계 |
| 302 | 가 엔키두의 행동으로 말미암아 심각하게 위협받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그러나 엔키두가 |
| 303 | 너무도 크고 강하기에 그 사냥꾼은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가 없었다. 낙심한 그는 자기 아 |
| 304 | 버지한테 가서 이 새로운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어떻게 하면 이 존재가 자신의 생계를 위 |
| 305 | 협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 물어본다. 사냥꾼의 아버지는 그에게 우룩에 있는 길가메쉬를 |
| 306 | 찾아가서 창녀를 데리고 가게 해달라고 요청하여 그녀가 엔키두를 유혹해 짐승들로부터 그 |
| 307 | 를 떼어놓을 수 있게 하라고 충고한다. 사냥꾼은 우룩으로 가서 길가메쉬에게 간청한다. 사 |
| 308 | 냥꾼의 이야기를 들은 길가메쉬는 그에게 창녀를 데리고 가서 그녀가 엔키두를 유혹하게 하 |
| 309 | 라고 이른다. |
| 310 | 그리하여 사냥꾼은 창녀를 한 명 데리고 사막으로 갔다. 3일 째 되는 날 그들은 엔키두 |
| 311 | 가 짐승들과 함께 찾아올 법한 물가에 이르렀고 그곳에 앉아 엔키두를 기다렸다. 하루가 지 |
| 312 | 나고 이틀이 지나고 마침내 사흘째 되던 날 엔키두와 짐승들이 나타났고 물을 먹으러 내려 |
| 313 | 왔다. 사냥꾼은 엔키두를 가리키면서 창녀에게 옷을 벗어서 그의 관심을 끌어보라고 부추긴 |
| 314 | 다. 그녀의 이러한 행동은 완벽하게 성공적이었다. 6일 낮 7일 밤 동안 엔키두는 모든 것을 |
| 315 | 잊고 그녀와 향락에 빠진다. 7일째 되는 밤이 지나고 만족감을 느낀 엔키두는 그의 짐승친 |
| 316 | 구들에게로 되돌아가고자 한다. 그러나 그가 다가가자 짐승들은 그를 피해 달아났다. 그는 |
| 317 | 그들은 뒤쫓아갔으나 이제 더 이상 그가 옛날과 같은 힘과 빠르기를 지니지 못했고 그들을 |
| 318 |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
| 319 | 물론 이는 부분적으로는 엔키두가 이 때 몹시 지쳐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의 확실히 |
| 320 | 이 이야기의 저자는 이 부분에서 보다 더 심오한 것을 보고 있었다. 무엇인가 주술적이고 |
| 321 | 결정적인 일이 일어난 것이다. 엔키두가 성적으로 순결한 어린이 상태인 한에서 그 역시 어 |
| 322 | 린이들과 짐승들 간에 형성되는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
| 323 | 그가 여자를 알게되자 그는 곧 그 때부터 인간이라는 종족에 속하게 되는 선택을 한 것이며 |
| 324 | 짐승들은 이러한 그를 두려워하게 되었고 이전과 같이 서로 침묵으로 의사 소통할 수 없게 |
| 325 | 되었다. 엔키두는 서서히 이러한 사실의 일부를 이해한다. 저자는 말한다, “그는 자랐다. 그 |
| 326 | 리고 그의 이해력은 넓어졌다.” |
| 327 | 결국 엔키두는 짐승들을 뒤쫓길 포기하고 창녀에게 돌아온다. 그녀는 매우 친절하게 그 |
| 328 | 에게 말한다. |
| 329 | 나는 엔키두 당신을 바라봅니다, |
| 330 | 당신은 마치 신과 같아요! |
| 331 | 왜 당신은 짐승들과 함께 |
| 332 | 사막을 배회하나요? |
| 333 | 이리 오세요, 내가 당신을 |
| 334 | 넓은 길을 가진 우룩으로 인도할께요. |
| 335 | 성스러운 신전으로, 아누의 거처로. |
| 336 | 엔키두, 일어서요, 내가 당신을 |
| 337 | 아누의 거처인 에안나로 데려갈께요, |
| 338 | 그곳에선 길가메쉬가 모든 의례를 관장하고 있답니다. |
| 339 | 당신 역시 그를 대신해서 그렇게 할 수 있을 거에요, |
| 340 | 자, 당신이 그 자리에 앉아요! |
| 341 | 이 말이 엔키두를 기쁘게 했고 그는 진심으로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녀는 자신의 |
| 342 | 옷을 벗어 하나를 먼저 그에게 입히고 나머지를 자신이 입었으며 그의 손을 잡고 사막을 건 |
| 343 | 너 목자들의 천막으로 갔다. 목자들은 그들을 친절하게 환대해주었다. 여기서 엔키두는 최초 |
| 344 | 로 문명과 문명의 복잡함에 직면하게 된다. 목자들은 그가 이전에 전혀 보지 못했던 음식과 |
| 345 | 음료를 그에게 차려주었다. |
| 346 | 그는 단지 들짐승들의 젖을 |
| 347 | 빨아먹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었다. |
| 348 | 그런데 그들은 그에게 빵을 내어놓았다. |
| 349 | 그는 어색하게 움츠리며, 그것을 보고 |
| 350 | 그것을 바라보았다. |
| 351 | 엔키두는 알지 못했다, |
| 352 | 빵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
| 353 | 그는 또한 배우지 못했다, |
| 354 | 맥주를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 |
| 355 | 창녀가 입을 열어 |
| 356 | 엔키두에게 말했다. |
| 357 | “빵을 먹어요, 엔키두, |
| 358 | 이것이 생명의 양식이에요! |
| 359 | 맥주를 마셔봐요. |
| 360 | 이것이 이 땅의 풍습이랍니다!” |
| 361 | 엔키두는 빵을 |
| 362 | 배부를 때까지 먹었고, |
| 363 | 맥주를 마셨다 --- |
| 364 | 일곱 잔이나 --- |
| 365 | 그는 편안해졌고, 기운이 났으며. |
| 366 | 기분이 좋아졌고, |
| 367 | 얼굴이 달아올랐다. |
| 368 | 그는 물로 |
| 369 | 털로 덮인 몸을 씻고, |
| 370 | 기름으로 문질렀으며, |
| 371 | 그리하여 사람이 되었다. |
| 372 | 그가 옷을 입자 |
| 373 | 그는 마치 젊은 귀족 같았다. |
| 374 | 그는 무기를 들고 |
| 375 | 사자를 때려 눕혔으며, |
| 376 | 그래서 목자들은 밤에 잠을 잘 수 있었다. |
| 377 | 엔키두는 며칠동안 목자들 곁에 머물렀다. 그러던 어느 날 창녀와 같이 앉아있던 엔키두 |
| 378 | 는 어떤 남자가 바쁘게 지나가는 것을 보고 그가 왜 이곳에 왔는지 물어볼 생각에 창녀를 |
| 379 | 시켜 그를 불러오게 했다. 그 남자는 자신이 길가메쉬의 결혼식이 있을 우룩으로 결혼 케이 |
| 380 | 크를 가져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엔키두는 이 말을 듣고 갑자기 당황했다. 그는 얼굴이 창 |
| 381 | 백해져서 곧 창녀와 함께 우룩을 향해 떠났다. 그들이 도착하자 큰 소동이 일어났다. 사람들 |
| 382 | 은 그들의 주변에 몰려들었고 엔키두의 힘과 큰 키를 보고서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
| 383 | 길가메쉬보다 약간 작았으나 힘에 있어서는 그에 뒤지지 않았다. |
| 384 | 사람들이 엔키두를 보고 감탄하고 있을 때 길가메쉬가 결혼식 행렬을 거느리고 와서 그 |
| 385 | 의 장인의 집으로 들어가려 하였다. 그러나 길가메쉬가 문 쪽으로 다가가자 엔키두가 길을 |
| 386 | 막고 그가 신부에게 못 가게 방해하였다. 둘은 서로 붙잡고 젊은 황소처럼 싸웠으며 그들의 |
| 387 | 싸움으로 문지방이 부서지고 벽이 흔들렸다. 마침내 엔키두가 이기고 길가메쉬가 무릎을 꿇 |
| 388 | 었다. 그러나 패배한 길가메쉬가 주저앉아 돌아서자 엔키두가 그를 향해 말했다. 그의 말은 |
| 389 | 승리자의 기쁨에 찬 조소가 아닌 감탄과 존경으로 가득 찬 것이었다. |
| 390 | 그 누구도 당할 자 없는 당신의 어머니가 |
| 391 | 당신을 낳았습니다. |
| 392 | 우리의 거친 황소 |
| 393 | 닌순나(Ninsuna)가. |
| 394 | 당신의 머리는 다른 사람들 위에 높이 올려지고 |
| 395 | 사람들을 다스리는 왕권을 |
| 396 | 엔릴은 당신에게 주었습니다! |
| 397 | 엔키두의 아량이 길가메쉬의 마음을 움직였고 싸움으로부터 그들 사이의 영원한 우정이 |
| 398 | 자라났다. 길가메쉬는 엔키두의 손을 잡고 그를 자신의 어머니에게 데려갔다. 그녀는 엔키두 |
| 399 | 를 자신의 아들이자 길가메쉬의 형제로 받아들였다. |
| 400 | 이렇게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 엔키두는 우룩에서 행복하게 살았고 길가메쉬는 |
| 401 | 친구를 얻었다. 그러나 종종 그러하듯이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 새로운 생활환경 속에 |
| 402 | 서 엔키두는 점점 약해져갔다. 그의 근육의 강인함이 사라져갔고 그의 몸은 축 늘어지고 쇠 |
| 403 | 약해졌으며 그는 이전 사막에 있을 때처럼 건강하지 않았다. 어느 날 울고있는 엔키두를 본 |
| 404 | 길가메쉬는 본능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예측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많은 어려움과 |
| 405 | 모험으로 가득 찬 분투를 요하는 여행이었다. 길가메쉬는 그들이 서쪽 삼나무 숲에 살고 있 |
| 406 | 는 후와와(Huwawa)라는 무시무시한 괴물을 잡으러 떠나야만 한다고 제안한다. |
| 407 | 엔키두는 자신의 힘을 잃은 것을 무척 슬퍼하고 있었으나 이런 방식으로 힘을 되찾는다 |
| 408 | 는 것은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길가메쉬는 후와와에 대한 소문만 들었으나 엔키두는 사막 |
| 409 | 을 돌아다니며 그를 직접 본 적이 있었고 그래서 그에 대한 건전한 존경심을 갖고 있었기 |
| 410 | 때문이다. |
| 411 | 후와와, 그의 울부짖음은 폭풍우이며, |
| 412 | 그의 입은 불길이고, |
| 413 | 그의 숨결은 죽음입니다. |
| 414 | 누가 이러한 일을 |
| 415 | 하고자 하겠습니까? |
| 416 | 후와와의 발걸음은 |
| 417 | 저항할 수 없는 공격입니다! |
| 418 | 그러나 길가메쉬는 엔키두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엔키두의 용기 없음을 비난하여 엔 |
| 419 | 키두가 창피를 느끼고 그와 함께 길을 떠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길가메쉬와 엔키두는 |
| 420 | 그들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강력한 무기를 지니고 길을 떠나면서 마을의 연장자들에게 작 |
| 421 | 별인사를 하고 그들로부터 여행에 관한 어버이다운 충고를 받았으며 길가메쉬의 어머니에게 |
| 422 | 도 작별을 고했다. |
| 423 | 그들의 여행은 아주 자세히 기록되어있으며 특히 우리는 그 중에서 재앙에 대한 경고로 |
| 424 | 가득 찬 길가메쉬의 꿈에 대한 이야기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고집 센 엔키두는 자신도 모르 |
| 425 | 게 불경건한 태도로 그 모든 꿈 하나하나가 그들이 후와와를 정복할 것을 의미하고 있다고 |
| 426 | 해석해 버린다. 애석하게도 그들이 직접 후와와와 대면하는 장면을 기록한 부분은 우리가 |
| 427 | 갖고 있는 모든 판본에서 심하게 훼손되어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내용은 분명한 것 같 |
| 428 | 다. 즉 후와와가 어떤 방식으로 그들에게 패배하고 나서 자신의 목숨을 구걸했으며 길가메 |
| 429 | 쉬는 처음에는 그를 살려주려 했으나 엔키두의 주장에 따라 결국에는 그를 죽였다는 것이 |
| 430 | 다. 우리가 갖고 있는 이 일화에 대한 가장 완전한 설명은 이 서사시보다 더 오래된 것으로 |
| 431 | 아마도 서사시의 저자가 분명 참고했을 것으로 보이는 수메르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 |
| 432 | 처음에 길가메쉬는 후와와를 둘러싼 공포의 힘에 굴복해서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이 위험한 |
| 433 | 상황에서 그는 자신이 후와와와 싸우러 온 것이 아니라 그가 살고 있는 산이 어디인지 알아 |
| 434 | 보고 그에게 자신의 누나를 아내로, 자신의 여동생을 하녀로 바치기 위해 온 것이라 말하고 |
| 435 | 목숨을 구한다. 후와와는 이 말에 속아 무기와 공포의 후광을 벗어놓는다. 무방비상태가 된 |
| 436 | 후와와를 이 때 길가메쉬가 기습하여 정복한다. 후와와는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간청하고 신 |
| 437 | 사인 길가메쉬는 그를 구해주려 한다. 적어도 농부특유의 의심에 가득 찬 엔키두가 다음과 |
| 438 | 같은 말을 하기 전에는 말이다. |
| 439 | “아무런 결정권도 갖지 못하는 저 가장 큰 자를 |
| 440 | 남타르(Namtar, 죽음)가 삼키는구나. |
| 441 | 어떠한 예외도 허락하지 않는 남타르가. |
| 442 | 사로잡힌 새를 집으로 돌아가게 해주며 |
| 443 | 사로잡힌 젊은이를 그의 어머니의 무릎으로 돌아가게 해주면, |
| 444 | 당신은 결코 돌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
| 445 | 당신의 도시와 당신을 낳은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
| 446 | 이러한 엔키두의 간섭에 화가 난 후와와는 엔키두가 길가메쉬의 뒤를 쫓아다니면서 음식 |
| 447 | 만 축내는 고용인이냐고 비꼬는 투로 묻고 이 모욕적인 말에 자극을 받은 엔키두는 후와와 |
| 448 | 의 머리를 베어버린다. |
| 449 | 다시 서사시의 내용으로 돌아와서 보자면 길가메쉬와 엔키두가 우룩으로 돌아온 후 길가 |
| 450 | 메쉬는 싸움과 여행의 먼지를 씻어내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이렇게 차려입은 길가메 |
| 451 | 쉬는 무척 매력적이어서 우룩의 여신 이쉬타르(Ishtar) 자신이 그에게 푹 빠져 청혼을 한다. |
| 452 | 이쉬타르는 만약 그가 그녀의 남편이 되면 자신이 그에게 황금과 청금석으로 만든 전차를 |
| 453 | 줄 것이며 다른 왕들이 모두 그에게 무릎을 꿇을 것이고 그의 염소들은 세 쌍둥이를 낳을 |
| 454 | 것이며 그의 양들은 쌍둥이를 낳게 될 것이라고 유혹한다. 그러나 길가메쉬는 이 모든 것을 |
| 455 | 거부하며 오히려 이러한 생각에 대해 좀 당황한 것처럼 보인다. 그는 이쉬타르의 제안을 조 |
| 456 | 용하게 거절하는 대신 그녀에게 모욕을 퍼붓는다. 길가메쉬는 그녀가 바람과 외풍을 막을 |
| 457 | 수 없는 만들다만 문이고 사람을 더럽히는 송진이며 물이 새는 가죽 부대이자 발에 꼭 끼 |
| 458 | 는 신발이라는 등의 말로 그녀의 화를 돋군다. 게다가 그는 그녀의 이전의 모든 연인들이 |
| 459 |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는 것까지 들춰낸다. 그녀의 젊은 시절의 연인 두무지(Dumuzi) 혹은 |
| 460 | 탐무즈(Tammuz), 결국 그녀는 그에게 매년 애가를 지어주는 상황이 되었다. 그녀가 한 때 |
| 461 | 사랑했던 알록달록한 새, 그는 결국 날개가 부러져 이제 숲 위를 달리며 “kappee! kappee! |
| 462 | (내 날개! 내 날개!)”라고 외치고 있다. 그녀는 사랑했던 사자를 위해서는 구덩이를 팠으며, |
| 463 | 군마(軍馬)에게는 채찍과 박차의 운명을 내렸다. 그녀가 사랑했던 목동은 결국 늑대로 변해 |
| 464 | 버려 자신의 개로부터 습격을 받게 되었고 그녀 아버지의 정원사, 이슐라누(Ishullanu)는 그 |
| 465 | 녀의 프로포즈를 거절했다가 그녀로부터 큰 재앙을 받았다. |
| 466 | 이처럼 그녀의 결점을 쭉 나열하는 것을 듣고 나서 전혀 참을성이 없는 이쉬타르는 곧 |
| 467 | 장 아버지인 하늘 신 아누에게로 달려갔다. 그녀는 그에게 길가메쉬가 자신을 모욕했다고 |
| 468 | 말하고 길가메쉬를 죽일 수 있도록 “천상의 황소”를 자신에게 달라고 부탁한다. 아누는 아 |
| 469 | 마도 이쉬타르 자신이 잔소리들을 만한 일을 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지 |
| 470 | 않으려 한다. 그러나 이쉬타르는 몹시 화가 나서 만약 아누가 자신이 하려는 일을 막으면 |
| 471 | 저승문을 부수고 죽은 자들을 일으켜 세워 그들이 산 자를 잡아먹도록 하겠다고 협박한다. |
| 472 | 아누는 천상의 황소는 매우 파괴적인 동물이라서 만약 그것을 풀어놓으면 7년동안 기근이 |
| 473 | 올 것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쉬타르는 자신이 7년동안 사람들과 짐승들을 먹여 살릴 곡 |
| 474 | 식과 건초를 저장해 놓았다고 보장한다. 결국 아누는 그녀의 뜻에 굴복한다. |
| 475 | 이쉬타르가 천상의 황소를 우룩에 데리고 내려오자 천상의 황소는 자신의 엄청난 위협을 |
| 476 | 드러냈다. 황소의 첫 번째 콧김은 땅에 커다란 구멍을 냈고 그 속으로 100명의 사람들이 떨 |
| 477 | 어졌으며 두 번째 콧김이 만든 구멍으로는 200명이 더 떨어졌다. 그러나 길가메쉬와 엔키두 |
| 478 | 는 가축을 다루는데 있어서의 노련한 모습을 보여준다. 엔키두는 황소의 뒤에서 그 꼬리를 |
| 479 | 비틀었고 -이는 오래된 카우보이 트릭이다 - 그사이 길가메쉬는 마치 투우사와 같이 황소 |
| 480 | 의 목에 칼을 던져 꽂았다. |
| 481 | 이쉬타르는 천상의 황소의 죽음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성벽에 기어올라가 탄 |
| 482 | 식의 춤을 추며 길가메쉬를 저주했다. 이 때 엔키두는 황소의 뒷다리를 찢어서 그녀에게 던 |
| 483 | 지며 소리쳤다. “이봐! 만약 당신이 내 손 닿는 데 있으면 당신한테도 이와 똑같이 해줄 텐 |
| 484 | 데 말이야.” 이쉬타르와 그녀의 여인들은 황소의 정강이뼈를 보고 울부짖었다. 한편 길가메 |
| 485 | 쉬는 황소뿔을 그의 아버지 루갈반다(Lugalbanda) 신에게 제물로 바치기 전 장인들을 불러 |
| 486 | 모아 그들이 그 뿔의 크기를 보고 탄복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나서 그와 엔키두는 유프 |
| 487 | 라테스 강에서 몸을 씻고 승리에 차서 우룩으로 돌아왔다. 도시의 모든 사람들이 몰려나와 |
| 488 | 그들을 바라보았고 길가메쉬는 의기양양해서 궁녀들을 향해 노래했다. “누가 고장 고귀한 |
| 489 | 젊은이인가?/ 누가 가장 유명한 청년인가?” 그러자 그들이 대답했다. “길가메쉬가 가장 고 |
| 490 | 귀한 젊은이죠! /엔키두가 가장 유명한 청년이죠!” |
| 491 | 이야기의 이 지점에서 두 친구는 힘과 명성에 있어서 최정점에 서 있다. 그들은 멀리 떨 |
| 492 | 어진 외딴 삼나무 숲속에 있는 무시무시한 후와와를 죽였고 거만한 태도로 위대한 여신을 |
| 493 | 경멸했으며 천상의 황소를 죽이는 것을 통해 그들이 그 여신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 |
| 494 | 해 보였다. 이제 그들이 못할 일은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
| 495 | 그러나 다시 그들에게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난다. 후와와는 엔릴(Enlil)에 의해 삼나무 |
| 496 | 숲의 감시인으로 임명된 자였고 따라서 길가메쉬와 엔키두가 그를 죽인 것이 엔릴을 화 나 |
| 497 | 게 했던 것이다. 엔키두는 꿈에서 신들이 모여 자신과 길가메쉬가 후와와를 죽인 것에 대한 |
| 498 | 판결을 내리는 장면을 본다. 엔릴은 그들에게 사형을 선고하길 요구하나 태양신 --공정함과 |
| 499 | 중용의 신 --이 중재하여 길가메쉬의 목숨은 구해낸다. 그러나 아마도 보다 더 명백하게 유 |
| 500 | 죄로 보이는 엔키두는 죽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엔키두는 병에 걸려 쓰러진다. 꿈 |
| 501 | 에서 알게된 일이 그대로 일어나는 것을 보고 공포에 질린 엔키두는 자신이 결코 우룩에 오 |
| 502 | 지 말았어야 한다고 후회하며 자신을 데려온 사냥꾼과 창녀를 저주한다. 태양신은 다시 한 |
| 503 | 번 공정함을 변호하며 엔키두에게 그가 그의 새로운 삶에서 길가메쉬를 친구로 얻고 얼마나 |
| 504 | 호사스러움을 누리며 살았는지 지적해준다. 그러자 엔키두는 창녀에게 내렸던 저주를 긴 축 |
| 505 | 복으로 상쇄시킨다. 그러나 감수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엔키두는 죽어야하는 판결을 받았 |
| 506 | 다. |
| 507 | 이 시점까지 길가메쉬는 그 시대의 영웅적 가치에 따라 살아왔다는 것이 지적되어야 할 |
| 508 | 것이다. 죽음은 사물의 계획의 일부이며 따라서 인간은 어쨌든 죽어야만 하는 존재이기에 |
| 509 | 전투에서 고귀한 적과 싸우다 영광된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이름과 명예를 남기자는 것이 이 |
| 510 | 시대의 가치이다. 따라서 길가메쉬가 엔키두에게 후와와를 잡으러 모험을 떠나자고 제안하 |
| 511 | 고 엔키두가 이에 대해 싫은 기색을 비쳤을 때, 그는 다음과 같은 말로 신랄하게 친구를 비 |
| 512 | 난한다. |
| 513 | “나의 친구여, 누가 그처럼 높여져서 |
| 514 | 하늘에 도달하고 |
| 515 | 샤마시와 함께 영원히 살 수 있겠소? |
| 516 | 살 날이 정해져 있는 단지 인간이라는 존재, |
| 517 | 그가 무엇을 하든 그는 단지 바람에 지나지 않을 뿐. |
| 518 | 너는 -이미- 죽음을 두려워 하고 있다. |
| 519 | 너의 용기로부터 힘을 내어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
| 520 | 내가 이끌어줄테니, |
| 521 | 너는 (내 뒤에 붙어서) 나에게 외쳐라. |
| 522 | “모여라! 두려워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라고. |
| 523 | 만약 내가 쓰러진다 해도 내 명성이 세워질 것이다. |
| 524 | (그들은 말할 것이다)“길가메쉬가 무시무시한 |
| 525 | 후와와와 싸우다가 쓰러졌노라‘라고.“ |
| 526 | 그는 계속해서 후에 자신의 자식들이 엔키두의 무릎에 앉았을 때 엔키두가 그들에게 그 |
| 527 | 들의 아버지가 얼마나 용감하게 싸웠으며 그가 얼마나 영광된 죽음을 맞이했는지 이야기해 |
| 528 | 줄 것을 상상해본다. |
| 529 | 그러나 죽음이라는 것이 길가메쉬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왔을 때 이 모든 것은 단지 추상 |
| 530 | 적인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이제 엔키두의 죽음 앞에서 죽음은 강력한 현실로 그에게 다가 |
| 531 | 왔으며 길가메쉬는 이를 믿기를 거부한다. |
| 532 | 나의 친구여, 재빠른 노새, |
| 533 | 산 속의 사나운 나귀, |
| 534 | 초원의 표범이여. |
| 535 | 엔키두, 나의 친구여, 재빠른 노새, |
| 536 | 산 속의 사나운 나귀, |
| 537 | 초원의 표범이여, |
| 538 | 나와 함께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던 이여, |
| 539 | 험한 바위산을 올라가 |
| 540 | 천상의 황소를 잡아 죽였고, |
| 541 | 삼나무 숲에 사는 후와와를 무찌른 그대를 |
| 542 | 지금 사로잡은 이 잠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
| 543 | 그대는 깊은 어둠에 빠져 나의 말을 듣지도 못하는구나! |
| 544 | 그러나 그는 눈을 들지 않는다. |
| 545 | (길가메쉬가)그의 심장에 손을 얹어 보지만 |
| 546 | 그것은 뛰지 않는다. |
| 547 | 그러자 그는 친구의 얼굴을 |
| 548 | 마치 신부처럼 베일로 덮었다... |
| 549 | 그는 독수리처럼 그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
| 550 |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사자와도 같이. |
| 551 | 그는 친구의 주변을 왔다갔다하며 맴돌았다. |
| 552 |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머리타래를 풀어헤치며 |
| 553 | 아름다운 의복을 벗어 땅에 내팽개치면서. |
| 554 | 그가 겪은 상실감은 도저히 견뎌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는 진정으로 이를 현실로 받아 |
| 555 | 들이길 거부한다. |
| 556 | 모든 모험을 나와 함께 겪어낸 이, |
| 557 |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엔키두, |
| 558 | 모든 모험을 나와 함께 겪어낸 그를 |
| 559 | 인간의 운명이 덮쳤다. |
| 560 | 낮이나 밤이나 나는 그를 위해 울었고, |
| 561 | 그를 결코 땅에 묻으려 하지 않았다 -- |
| 562 | 혹시라도 나의 친구가 나의 (커다란) 통곡소리를 |
| 563 | 듣고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해서 -- |
| 564 | 7일 밤낮 동안, |
| 565 | 그의 코에서 구더기가 떨어질 때까지. |
| 566 | 그가 떠난 이후 나는 결코 위안을 찾을 수 없기에, |
| 567 | 사냥꾼처럼 들판을 배회하고 있다. |
| 568 | 죽음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길가메쉬를 사로잡았다. 그는 다른 것을 전혀 생각할 수 없 |
| 569 | 었다. 오직 그 자신도 죽어야만 하는 존재라는 생각이 밤낮으로 그를 괴롭혔고 그를 불안하 |
| 570 | 게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조상인 우트나피쉬팀(Utnapishtim)이 영생을 얻어 세상 끝날까지 |
| 571 |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는 우트나피쉬팀에게로 가서 불멸의 비밀을 |
| 572 | 알아내기로 결정한다. |
| 573 | 이렇게 해서 길가메쉬는 여행을 떠난다. 그는 익숙한 길을 지나 해가 지는 서쪽 산맥에 |
| 574 | 까지 나아갔다. 커다란 전갈인(scorpion man) 부부가 해가 들어오는 입구를 지키고 있었는 |
| 575 | 데 길가메쉬로부터 엔키두의 죽음과 영생을 얻기 위한 길가메쉬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듣 |
| 576 | 고 나자 그를 불쌍히 여기고 그가 태양이 밤 동안 지나가는 산맥의 터널로 들어갈 수 있게 |
| 577 | 해 준다. 그래서 길가메쉬는 12 마일의 두 배나 되는 길이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간다. 터널 |
| 578 | 의 다른 쪽 끝에 있는 일출의 문 앞에 기대어서고 나서야 길가메쉬는 그의 얼굴에 바람을 |
| 579 | 느끼고 마침내 햇빛을 볼 수 있었다. 일출의 문에는 보석과 과일 같은 귀중한 돌이 주렁주 |
| 580 | 렁 매달린 나무들로 가득찬 정원이 있었다. 그러나 그 화려함도 길가메쉬에게는 어떤 유혹 |
| 581 | 이 되지 못했다. 그의 마음은 오로지 단 한가지 생각 즉, 죽지 않는 것에만 매달리고 있었기 |
| 582 | 때문이다. 이 문을 지나 길가메쉬는 거대한 사막으로 접어든다. 그 곳에서 그는 야생 소들을 |
| 583 | 잡아 그들의 살을 먹고 가죽으로 옷을 해 입으며 돌아다닌다. 그는 물을 얻고자 전에 한번 |
| 584 | 도 우물이 아니었던 곳을 파본다. 아무런 목표도 없이 그는 바람을 따라 움직인다. 태양신 |
| 585 | 샤마시 -- 언제나 중용의 정신을 갖고 있는--가 이를 보고 마음이 상해 하늘에서 그를 설 |
| 586 | 득한다. 그러나 길가메쉬는 그의 설득에 따르려 하지 않고 단지 삶만을 원한다. |
| 587 | 사막을 이처럼 방황하고 |
| 588 | 배회한 후에 |
| 589 | 대지의 심장 안에 누워 |
| 590 | 쉬어야만 한단 말입니까? |
| 591 | 나는 이제껏 많은 시간 |
| 592 | 충분히 누워 잤습니다! |
| 593 | (아니요!) 내 눈이 태양을 보게 해 주십시요 |
| 594 | 내가 햇빛에 물리도록 해 주시오! |
| 595 | 어둠이 저 멀리 떨어져 있다구요? |
| 596 | 그렇다면 햇빛은 얼마나 있습니까? |
| 597 | 죽은 이들도 태양의 눈부신 광채를 볼 수 있습니까? |
| 598 | 이렇게 배회하던 길가메쉬는 이윽고 대지를 감싸고 있는 바다의 해안가에 도착해 한 여 |
| 599 | 인이 운영하는 주막을 발견한다. 그의 지저분한 외모와 가죽옷은 술 파는 여인을 겁에 질리 |
| 600 | 게 했고 그녀는 그가 산적이라고 생각해 황급히 문을 걸어 잠그려 한다. 그러나 길가메쉬는 |
| 601 | 그녀에게 다가가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고 엔키두의 죽음과 영생을 추구하는 자신의 여행, |
| 602 | 그리고 그가 우트나피쉬팀으로부터 배우길 원하는 비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녀는 --샤마 |
| 603 | 시가 그랬듯이 -- 그가 찾는 것이 가망 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그를 설득한다. |
| 604 | 길가메쉬여,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나요? |
| 605 | 당신이 찾고 있는 생명을 당신은 |
| 606 | 결코 찾지 못할 거예요. |
| 607 | 신들이 인간을 창조했을 때, 그들은 |
| 608 | 죽음을 인간의 몫으로 나누어주었고, 생명은 |
| 609 | 그들이 채어가 버렸기 때문이죠. |
| 610 | 그대, 길가메쉬여, 당신의 배를 가득 채우세요. |
| 611 | 밤과 낮으로 즐거운 일을 만들고, |
| 612 | 매일 향연은 베푸세요. |
| 613 | 밤이나 낮이나 춤과 노래가 울려 퍼지게 하세요. |
| 614 | 깨끗한 옷을 입고, |
| 615 | 머리와 몸을 씻으세요. |
| 616 | 당신이 손안에 품고 있는 아이를 보시고 |
| 617 | 당신의 아내가 당신 품안에서 기뻐하게 하세요. |
| 618 | 이러한 일들만이 인간이 관심 가져야 할 일이랍니다. |
| 619 | 그러나 길가메쉬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
| 620 | 술 파는 여인이여, 왜 당신은 내게 이러한 말을 합니까? |
| 621 | 내 마음은 내 친구 때문에 너무도 아픕니다. |
| 622 | 술 파는 여인이여, 왜 당신은 내게 이러한 말을 합니까? |
| 623 | 내 마음은 엔키두 때문에 너무도 아픕니다! |
| 624 | 그리고 그는 그녀에게 우트나피쉬팀에게로 가는 길을 묻는다. 결국 그녀는 그에게 조언 |
| 625 | 을 해준다. 우트나피쉬팀의 사공 우르샤나비(Urshanabi)는 마침 목재를 베어 가기 위해서 |
| 626 | 육지에 와 있었고 아마도 그라면 길가메쉬를 우트나피쉬팀이 있는 곳으로 건너가게 해 줄 |
| 627 | 거라는 것이다. 길가메쉬는 그를 만나지만 처음부터 어려움이 뒤따른다. 아마도 우루샤나비 |
| 628 | 가 길가메쉬의 청을 즉시 들어주지 않자, 화가 난 길가메쉬가 우르샤나비가 배를 나아가게 |
| 629 | 하기 위해 삿대로 사용하는 돌을 부숴버린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길가메쉬는 영구적인 돌 |
| 630 | 삿대를 대신할 엄청나게 많은 수의 나무(따라서 썩기 쉬운)삿대를 만들어와야만 했다. 하지 |
| 631 | 만 결국 그는 우트나피쉬팀이 사는 섬으로 건너간다. |
| 632 | 엄청난 어려움을 겪은 길가메쉬는 마침내 그의 목적지에 도달한다. 섬의 해안에는 그의 |
| 633 | 선조 우트나피쉬팀이 앉아 있었고 길가메쉬는 그에게 어떻게 하면 영생을 얻을 수 있는지 |
| 634 | 물어볼 수 있었다. |
| 635 | 그러나 길가메쉬가 그를 바라본 순간 길가메쉬는 상황이 그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
| 636 | 것, 무엇인가가 좀 잘못되었다는 것을 감지했다. |
| 637 | 내가 우트나피쉬팀 당신을 바라보니, |
| 638 | 당신의 몫도 다르지 않군요, |
| 639 | 당신도 나와 똑같군요! |
| 640 | 당신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
| 641 | 당신도 나와 똑같습니다! |
| 642 | 내 마음은 당신과 싸움을 할 생각에만 |
| 643 | 골몰해 있었습니다, |
| 644 | 그러나 당신은 이처럼 한가하게 누워있군요. |
| 645 | 말해주십시오, 당신은 어떻게 신들의 회의에 |
| 646 | 참석해서 영생을 얻게 되었습니까? |
| 647 | 그러자 우트나피쉬팀은 그에게 홍수 이야기를 해주고 어떻게 그 혼자 그의 신 에아(Ea) |
| 648 | 로부터 홍수에 대한 경고를 받고 커다란 방주를 지었으며 그의 가족과 모든 짐승들을 한 쌍 |
| 649 | 씩 그 안에 실어 그들을 구했고 마침내 홍수가 끝나고 난 후 인간과 짐승의 목숨을 구한 대 |
| 650 | 가로 신들로부터 영원한 생명을 받게되었는지 말해주었다. 이 이야기는 이제 두 번 다시 일 |
| 651 | 어날 수 없는 특별한 하나의 사건에 대한 것일 뿐 다른 사람이 따라 할 수 있는 어떤 비법 |
| 652 | 이나 가르침이 아니었다. 이는 길가메쉬와 그의 상황에는 해당되지 않는 일이었고 따라서 |
| 653 | 길가메쉬를 이끌어온 모든 희망의 지반이 무너져 내렸다. |
| 654 | 그러나 이제 누가 당신을 위해서 |
| 655 | 신들의 회의를 소집해서 |
| 656 | 당신이 찾고 있는 생명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겠는가? |
| 657 | 우트나피쉬팀은 길가메쉬가 대답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아마도 이는 그가 이 교훈이 되 |
| 658 | 는 실례를 통해 자신의 요점을 절실하게 깨닫길 원했기 때문일 것이다. 뒤따르는 잠과의 싸 |
| 659 | 움부분은 아마도 홍수 이야기가 원래 단지 교훈이 되는 실례만을 갖고있던 보다 짧은 이야 |
| 660 | 기에 극히 기교적으로 삽입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준다. 어쨌든 우트나피쉬팀은 곧 |
| 661 | 길가메쉬에게 6일낮 7일밤 동안 잠을 자지 말 것을 제안한다. 길가메쉬는 이 도전을 -- 이 |
| 662 | 는 아마도 죽음의 동생인 잠과의 싸움을 의미할 터인데 --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가 자리에 |
| 663 | 앉자마자 쏟아지는 잠이 그를 덮치고 우트나피쉬팀은 자신의 아내에게 냉소적으로 말한다. |
| 664 | 생명을 갈망하던 저 강인한 자를 보시오! |
| 665 | 잠이 마치 폭풍과도 같이 |
| 666 | 그를 때려 눕혔군요. |
| 667 | 하지만 우트나피쉬팀의 아내는 사실상 이 잠과의 싸움은 죽음과의 싸움이기에 길가메쉬 |
| 668 | 가 자신의 힘으로는 절대 이 잠으로부터 깨어나지 못할 것을 알고 그에게 동정을 느낀다. |
| 669 | 그녀는 자신의 남편에게 그를 깨워서 그가 평화롭게 다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한 |
| 670 | 다. 우트나피쉬팀은 그렇게 날카로운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단지 인간이 본래 기만적인 존 |
| 671 | 재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길가메쉬 역시 예외가 아님을 보여주길 바랬을 뿐이다. |
| 672 | 따라서 그는 자신의 아내에게 길가메쉬를 위해 매일 음식을 준비하고 벽에 날짜를 표시하라 |
| 673 | 고 지시한다. 아내는 우트나피쉬팀의 지시에 따르고 제 7일째 되는 날 우트나피쉬팀은 그를 |
| 674 | 건드려 깨운다. 길가메쉬의 첫 말은 -- 우트나피쉬팀이 예측했던 바와 같이 -- 다음과 같 |
| 675 | 았다. |
| 676 | 내게 잠이 쏟아지자마자 |
| 677 | 당신이 재빨리 나를 건드리고 |
| 678 | 나를 깨웠군요. |
| 679 | 그러나 벽의 날짜 표시와 여러 가지 상태로 부패한 음식 조각은 다른 진실을 증언해주고 |
| 680 | 있었다. 이제 정말 희망은 없었고 이전보다 더한 공포가 길가메쉬를 사로잡았다. |
| 681 | 길가메쉬는 멀리있는 우트나피쉬팀에게 말했다. |
| 682 | “나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우트나피쉬팀이여, 나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
| 683 | 내 뒤를 쫓아오는 자, |
| 684 | 그 탐욕스런 자, |
| 685 | 죽음, 그가 내 침실에 앉아 있습니다! |
| 686 | 내가 어디를 돌아보아도, |
| 687 | 그곳에 죽음, 그가 있습니다!“ |
| 688 | 우트나피쉬팀은 어떤 위로의 말도 하지 않고 단지 뱃사공 우르샤나비에게 씻을 수 있는 |
| 689 | 곳으로 그를 데려가고 그에게 귀향을 위한 깨끗한 옷을 주라고 지시한다. 이 옷은 그가 고 |
| 690 | 향에 닿을 때까지 깨끗한 상태로 남아있을 것이다. 길가메쉬와 우르샤나비는 다시 배를 타 |
| 691 | 고 출발한다. 그러나 그들이 떠나려 할 때 우트나피쉬팀의 아내가 다시 길가메쉬를 위해 중 |
| 692 | 재에 나선다. 그녀는 길가메쉬가 그처럼 어려움을 많이 겪고 고향에 돌아가려 하는 이 때 |
| 693 | 우트나피쉬팀이 그에게 무엇을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길가메쉬는 배를 돌려 다시 해안으로 |
| 694 | 돌아오고 우트나피쉬팀은 그에게 깊은 땅 밑의 달콤한 물 압수(Apsu)안에서 자라는 가시가 |
| 695 | 많은 풀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이 풀은 생명체를 다시 젊어지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
| 696 | 것이다. 이 풀의 이름은 “노인이 어린이가 되듯이”였다. 너무나 기쁜 길가메쉬는 서둘러 압 |
| 697 | 수로 내려가는 밸브를 열었다. 그리고 마치 바레인(Bahrein)의 진주잡이 잠수부들이 하듯이 |
| 698 | 자신의 다리에 돌을 묶어서 물 아래로 내려간 후 그 풀을 찾아서 가시에 손을 찔려가면서도 |
| 699 | 이를 땄다. 그 후 그는 돌을 다리에서 풀었고 그러자 물살로 인해 다시 위로 떠올라 해안에 |
| 700 | 당도했다. 길가메쉬는 기뻐하면서 우르샤나비에게 이 풀을 보여주고 -- 이들 두사람은 분명 |
| 701 | 지금 우트나피쉬팀의 섬이 아닌 페르시아만의 해안에 있는 것으로 봐야 하는데 -- 그 효력 |
| 702 | 에 대해서 말해주며 이를 우룩으로 가져가서 자신이 늙으면 이를 먹고 다시 어린이로 돌아 |
| 703 | 갈 것이라고 자랑한다. |
| 704 | 그러나 날씨는 더웠고 길가메쉬는 돌아가는 길에 마음을 끄는 시원한 연못을 보자 옷을 |
| 705 | 벗고 목욕하러 들어갔다. 이 때 뱀이 그가 옷과 함께 남겨놓은 풀의 향기를 맡고 굴에서 나 |
| 706 | 와 이를 낚아채어 먹어버렸다. 뱀은 자신의 굴 안으로 들어가서 낡은 껍질을 벗고 새롭고 |
| 707 | 빛나는 젊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
| 708 | 이는 길가메쉬 여행의 끝을 의미한다. 결국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회춘의 힘 |
| 709 | 을 얻은 것은 길가메쉬가 아니라 뱀이다. 결국 그는 최후의 완전한 패배를 인정할 수 밖에 |
| 710 | 없다. |
| 711 | 그 날 길가메쉬는 앉아서 울었다. |
| 712 | 눈물이 계속 그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
| 713 | “우르샤나비여, 대체 누구를 위해 나의 팔이 그처럼 피로해졌는가? |
| 714 | 누구를 위해 내 심장의 피가 쓰였는가? |
| 715 | 나는 내 자신에게 아무런 축복도 가져다 주지 못했다. |
| 716 | 나는 저 땅 속의 뱀을 위해 봉사한 것이다!“ |
| 717 | 그러나 그가 최후의 패배와 직면하는 이 장면의 분위기는 뭔가 새롭고 이전과는 다르다. |
| 718 | 여기에는 공포와 절망 대신 일종의 평정과 체념이, 심지어는 유머와 자조적인 포기가 있다. |
| 719 | 이는 드라이든(Dryden)의 분위기와 다르지 않다. |
| 720 | 모든 살아있는 인간은 죽기 위해 태어났고, |
| 721 | 누구도 진정한 행복을 자랑할 수 없기에, |
| 722 | 침착한 마음을 가지고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견뎌내자, |
| 723 | 지나치게 기뻐하지도 슬퍼하지도 말자, |
| 724 | 우리의 볼일을 벗어나는 일에 대해서. |
| 725 | 순례자와 같이 우리는 정해진 곳을 향해 간다. |
| 726 | 세상은 하나의 여인숙이며 죽음은 여행의 끝이다. |
| 727 | 이처럼 늦게 값지게 얻어진 체념, 현실에 대한 인정은 서사시가 처음 시작한 곳 즉 길가 |
| 728 | 메쉬의 영구적 업적으로 우뚝 서 있는 우룩의 성벽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통해 상징적으 |
| 729 | 로 표현된다. 인간은 죽어야만 하는 존재일지라도 그가 행한 일은 그의 뒤에 계속 살아남는 |
| 730 | 다는 것이다. 불멸의 척도는 이 업적 속에 있다. 이는 인간이 추구할 수 있는 유일한 불멸의 |
| 731 | 길이다. |
| 732 | 따라서 길가메쉬가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그의 첫 번째 행동은 우룩의 성벽을 우루샤나 |
| 733 | 비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
| 734 | 길가메쉬는 뱃사공 우르샤나비에게 말했다. |
| 735 | “우르샤나비여, 우룩의 성벽으로 올라가서 |
| 736 | 둘러보라! |
| 737 | 테라스를 살펴보고 벽돌쌓인 모습을 |
| 738 | 자세히 보라! |
| 739 | 이는 구운벽돌로 이루어져 있지 않은가? |
| 740 | 일곱 현인이 그 기반을 놓지 않았는가? |
| 741 | 한 에이커는 도시이고 한 에이커는 과수원, |
| 742 | 한 에이커는 강바닥, |
| 743 | 그리고 또한 이쉬타르 신전의 경내가 있다. |
| 744 | 삼 에이커와 경내가 우룩을 구성한다.“ |
| 745 | 이야기는 이렇게 끝난다. |
| 746 | ===출처=== |
| 747 | 이 고대 이야기가 무엇에 대한 것이며 이 저자가 무엇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인지에 |
| 748 | 대해 명확히 밝히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근본적 질문, 즉 이 이야기의 출처와 주제 |
| 749 | 에 관한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출처에 대한 질문은 저자가 무엇을 가지고 |
| 750 | 작업을 했는지 혹은 --만약 고 바빌로니아 단편들이 아직 하나의 서사시를 나타내주는 것 |
| 751 | 이 아니라 단지 어떤 하나의 이야기 권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면 -- 어떤 준거틀 내에 |
| 752 | 서, 어떤 전통적인 길가메쉬 전승체계 내에서 이러한 이야기가 전해져왔는지 묻는 것이다. |
| 753 | 주제에 관한 질문은 이를 보다 더 깊게 파고든다. 즉 이는 저자, 혹은 저자들은 이러한 자료 |
| 754 | 들을 가지고 무엇을 했는가를 묻는다. 그들의 목표는 무엇이었으며 그들 속에서 어떤 의미 |
| 755 | 가 드러나며 혹은 어떤 의미가 그들에게 부여되어 있었는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들은 이 |
| 756 | 러한 시를 만든 것일까? |
| 757 | 우리는 그들에게 알려져 있었던 혹은 그렇다고 추측될 수 있는 출처들을 “길가메쉬 전 |
| 758 | 통”이라는 제목의 도표 안에 간결하게 제시해보려고 하였다. 이는 제 2 초기왕조라고 알려 |
| 759 | 진 시기, 기원전 약 2600년 경 우룩의 지도자였던 “역사적인 인물 길가메쉬”로부터 시작한 |
| 760 | 다. 우리가 길가메쉬 전통이 실제 역사적 인물 주변에 밀집되어있다고 가정한 이유는 이 전 |
| 761 | 통이 다루고 있는 시기가 두드러지게 이의 내용을 특징짓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
| 762 | 일화들 속에서 만나게 되는 인물들, 예를 들어 “길가메쉬와 악가(Agga)"이야기에 나오는, |
| 763 | 키쉬(Kish)의 악가의 아버지 엔메바라게시(Enmebaragesi)와 같은 이는 동시대의 비문에 의 |
| 764 | 해 실존한 역사적 인물임이 증명되었다. 길가메쉬라는 이름 자체도 한 때 고유명사 속에서 |
| 765 | 통용되었으나 후대에는 쓰이지 않게 된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길가메쉬의 죽음“에 |
| 766 | 암시되어 있는 궁전의 신하들을 통치자와 함께 매장하는 풍습도 실제 우르의 이보다 약간 |
| 767 | 이른 시기의 왕실 무덤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이 풍습은 이후 곧 없어졌다. |
| 768 | 초기 왕조 시기의 우룩의 지도자로서 역사적 인물 길가메쉬는 엔(en)의 호칭을 갖고 있 |
| 769 | 었을 것이며 주술적이고 군사적인 두 가지 구별되는 측면의 임무를 한 몸에 겸비하고 있었 |
| 770 | 을 것이다. 표에서 우리는 이를 각각 Heros 측면과 Hero 측면이라고 칭했다. |
| 771 | 주술적인 혹은 Heros적인 측면의 엔의 임무에 대해서는 매년 인간인 엔 사제(혹은 여사 |
| 772 | 제)와 신이 결혼하는 성혼의례에 대해 논의하면서 이미 언급한 바 있다. 우룩에서 엔은 남 |
| 773 | 성이었으며 도시의 지도자였다. 의례에서 그는 두무지-아마우슘갈란나와 동일시되었으며 여 |
| 774 | 신 이난나, 혹은 이쉬타르와 결혼했다. 그들의 결합은 주술적으로 모두에게 다산과 풍요를 |
| 775 | 보장해 주었다. 이 의례가 묘사되어있는 유명한 우룩의 병(Uruk Vase)를 통해 보여지듯이 |
| 776 | 이 도시에선 문자이전 시대부터 이러한 의례가 거행되었다. |
| 777 | 엔의 주술적 힘은 성혼에서의 의례적 역할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 힘은 그의 고유한 |
| 778 | 권한에 속한 것으로서 그가 죽어서 저승세계에 사는 때에도 계속 효과를 발휘하고 그로부터 |
| 779 | 땅위에서 나무와 풀, 과수, 논밭, 목초를 자라고 번성하게 하는 힘이 나왔다. 따라서 재임기 |
| 780 | 간에 많은 풍요를 가져다 준 아주 성공적인 엔 사제들은 죽은 후에도 지상에 계속 축복을 |
| 781 | 내려달라는 이유로 장례 제물을 받으며 계속 숭배되었다. 우리는 아마도 역사적 존재로서의 |
| 782 | 길가메쉬가 이러한 인물이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즉 풍년을 만들어주는 힘을 갖고 있 |
| 783 | 었다고 믿어져서 죽은 후에도 계속 숭배되는 인물이지 않았을까 라는 것이다. 이 추측에 대 |
| 784 | 한 첫 번째 명백한 증거는 기원전 2400년경의 기르수(Girsu)에서 나온 계산서들이다. 이 계 |
| 785 | 산서들은 훌륭한 엔 사제와 풍요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지는 그 밖의 인물들의 죽음 앞 |
| 786 | 에 장례 제물을 바치는 의식이 “길가메쉬의 (강)둑”이라는 성스러운 장소에서 치러졌다고 |
| 787 | 기록하고 있다. 길가메쉬가 저승세계의 힘으로서 특출함을 보였다는 또 다른 증거는 기원전 |
| 788 | 2100년경 우르 제 3왕조의 첫 번째 왕 우르남무(Urnammu)의 죽음을 다룬 글을 통해서이 |
| 789 | 다. 여기서 길가메쉬는 죽은 자들의 영토에 있는 재판관으로 나온다. 그는 후에 기원전 첫 |
| 790 | 번째 Millenium 시기의 주술적 텍스트 속에서 고집센 귀신들과 다른 악령들에 대한 재판을 |
| 791 | 호소하는 자로 또 등장한다. 마지막으로 기원전 천년대 전반에 작성된 애가 속에서 길가메 |
| 792 | 쉬는 닝기쉬지다(Ningishzida)신과 더불어 나란히 죽어 가는 두무지의 형태로 언급된다. |
| 793 | 따라서 역사적 존재 길가메쉬가 가지고 있었던 엔의 주술적 임무라는 측면에서 비롯된 |
| 794 | 역동적이고 연속적인 비문학적 종교전통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
| 795 | 엔의 군사적 임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역사적 인물 길가메쉬는 분명 우룩의 군대를 지 |
| 796 | 휘하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또다시 그의 이름을 둘러싼 전통은 그가 특별한 위업을 |
| 797 | 이룬 군사 지도자이었음을 암시한다. 길가메쉬를 키쉬로부터의 해방전쟁에서의 지도자로 숭 |
| 798 | 배하는 후대의 전통이 실제로 역사적인 핵심을 지닌 것인지 아닌지 판단하긴 쉽지 않다. 물 |
| 799 | 론 이건 어느 정도 가능한 이야기이다. 어쨌든 그에게 부과된 해방자의 역할을 통해 우리는 |
| 800 | 후에 구티족으로부터의 독립전쟁에서 신 두무지-아마우슘갈란나가 우룩의 신성한 대표자로 |
| 801 | 섬겨졌을 때 왜 그가 길가메쉬의 본을 따르겠다고 결정했는지 알 수 있다. 기원전 2100년 |
| 802 | 경 산지인 구티족과 싸워 승리를 쟁취한 우투헤갈(Utuhegal)의 비문에는 그가 출정하기 전 |
| 803 | 그의 군대를 앞에 놓고 이러한 두무지-아마우슘갈란나의 결정을 전달하는 내용이 적혀있다. |
| 804 | 길가메쉬와 키쉬와의 전쟁에 관한 전통은 우르의 슐기(Shulgi)를 위해 쓰여진 왕실 찬가 |
| 805 | 속에서도 언급된다. 그는 우투헤갈보다 한 세대 뒤의 인물로서 기원전 1800년경 아남 |
| 806 | (Anam)의 비문에 보면 슐기가 우룩의 성벽을 세워 또다른 군사적 업적을 쌓았고 자신이 |
| 807 | 이를 수리했다고 적혀있다. |
| 808 | 저승세계에서의 풍요의 힘(Heros 전통) 그리고 유명한 전사이자 고대의 성벽 축조자 |
| 809 | (Hero 전통)라는 두가지 비문학적인 전통 배경에 반하여 소위 문학적 전개라는 것에 대해서 |
| 810 | 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서사시의 기원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으나 우리는 분명 우리 |
| 811 | 에게 전해지지 않은 어떤 구전 이야기와 노래가 있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이 이 |
| 812 | 야기와 노래가 후대의 문서화된 작품의 자료가 되었다는 것만 알 수 있다. |
| 813 | 문서화된 작품은 우르 제 3왕조의 즉위 무렵 처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 왕조의 왕 |
| 814 | 들은 일반적으로 문학, 그리고 고대 작품들을 보존하는데 큰 관심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자 |
| 815 | 신들을 길가메쉬의 후손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따라서 길가메쉬에 관한 전통이나 작품은 특 |
| 816 | 별히 더 그들의 주의를 끌었다. 우리가 보존하고 있는 것들(대개 후대의 복사본으로)은 수메 |
| 817 | 르어로 씌어진 짤막하고 개별적인 서사시 작품들이다. 이들은 길가메쉬가 죽음의 문제와 직 |
| 818 | 면하는 내용을 다룬 Heros 전통과 그의 군사적 용맹을 찬양하는 Hero 전통으로 비교적 깔 |
| 819 | 끔히 나눠진다. 전자에 속하는 것으로서 길가메쉬의 죽음 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여기엔 |
| 820 | 길가메쉬의 삶이 다했을 때 어떻게 죽음이 그를 찾아왔고 그가 어떻게 강하게 저항했으며, |
| 821 | 어떻게 엔릴이 직접 그에게 인간이 죽음을 피할 길이란 없다고 설득했는지 적혀있다. 이 이 |
| 822 | 야기는 단지 단편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후에 더 발굴이 이루어져야만 그 전체 내용이 명 |
| 823 | 확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죽음과 관련된 또다른 길가메쉬 이야기는 길가메쉬, 엔키두, 그리 |
| 824 | 고 저승세계 라는 제목의 글이다. 이 글에 따르자면 태초에 여신 이난나가 유프라테스 강둑 |
| 825 | 을 거닐다가 강물위에 떠 있는 나무 한 그루를 발견했다. 그녀는 이를 강변으로 가져와 심 |
| 826 | 고 나중에 이 나무가 자라면 그걸 가지고 탁자와 침대를 만들 꿈에 부풀었다. 나무가 빨리 |
| 827 | 자라 적당한 크기가 되자 이난나는 이를 베려고 하였다. 그러나 나무의 꼭대기에는 천둥새 |
| 828 | 임두굿(Imdugud)이 둥지를 틀었고 악마 키스킬릴라(Kiskillilla)는 줄기에 거처를 마련했으며 |
| 829 | 뿌리에는 커다란 뱀이 둥지를 틀고 있었다. 나무를 벨 수 없게 되어 풀이 죽은 이난나는 자 |
| 830 | 신의 오빠인 태양신 우투(Utu)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그는 거절한다. 그러자 그녀는 길가메 |
| 831 | 쉬에게 가서 부탁한다. 그는 용감하게 무기를 들고 나가 침입자들을 쫓아버리고 나무를 베 |
| 832 | 어서 그녀에게 탁자와 침대를 만들 목재를 주었으며 자신은 뿌리로 납작하고 둥근 공과 막 |
| 833 | 대기를 만들어 갖는다(아마도 오늘날 하키와 유사한 게임을 하기 위해서). 모든 우룩의 시민 |
| 834 | 은 이 승리를 기념해서 축제를 벌이며 행복해한다. 그러나 이 와중에 부모도 형제도 없는 |
| 835 | 한 집 없는 어린 소녀만은 자신만이 버려졌다는 생각에 슬퍼한다. 소녀는 고통 속에서 태양 |
| 836 | 신이자 정의와 공정함의 신인 우투를 향해 ‘i-Utu'라고 외쳤고 그는 소녀의 외침을 들었다. |
| 837 | 그러자 대지가 갈라지며 길가메쉬가 자신을 위해 만든 장난감들이 저승세계로 떨어졌다. 이 |
| 838 | 는 생각없는 난봉꾼에 대한 일종의 비난이었다. 이 일로 인해 길가메쉬가 울적해하자 엔키 |
| 839 | 두는 자신이 그 장난감들을 찾아오겠다고 나선다. 길가메쉬는 엔키두에게 저승세계에서는 |
| 840 |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자세히 가르쳐준다. 즉 저승세계에서는 조용히 해야 하며, 좋은 옷 |
| 841 | 을 입어 남의 이목을 끌지 말아야 하고, 몸에 기름을 발라야하며, 자신이 사랑했던 아이와 |
| 842 | 부인에게 입맞추거나 혹은 자신이 미워했던 아이와 부인을 때림으로써 감정을 드러내지 말 |
| 843 | 아야한다고 충고한다. 그러나 정작 저승에 내려간 엔키두는 길가메쉬가 하지 말라고 충고한 |
| 844 | 것을 다 행하고 결국 저승에 굳게 묶여 버린다. 길가메쉬는 신들에게 엔키두를 돌려달라고 |
| 845 | 사정하나 신들이 할 수 있는 것도 단지 엔키두의 망령이 나와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구멍을 |
| 846 | 뚫어주는 일 뿐이었다. 이 구멍을 통해 만난 두 친구는 서로를 껴안고 길가메쉬의 질문에 |
| 847 | 엔키두는 저승세계의 생김새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준다. 저승의 고통에도 단계가 있지만 |
| 848 | 그 전체적인 분위기는 매우 음침하다. 대 가족을 가진 사람. 전쟁터에서 죽은 사람, 선한 삶 |
| 849 | 을 산 사람은 다른 사람들보다는 더 나은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분명한 도덕적, 윤리적 성 |
| 850 | 질의 일반 법칙이 저승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
| 851 | 영웅 전통에 속한 작품들 중에는 우선 길가메쉬가 키쉬로부터의 해방전쟁에서 어떻게 우 |
| 852 | 룩을 지휘했는가를 이야기해주는 짧막한 수메르어 작품 “길가메쉬와 키쉬의 악가”가 있다. |
| 853 | 우룩이 키쉬에 대한 통상적인 부역을 거절하자 악가의 배를 거느린 군대가 우룩의 성벽 앞 |
| 854 | 에 나타나 포위한다. 처음에 전사 비르후르투라(Birhurturra)가 출격하나 실패한다. 두 번째 |
| 855 | 에는 엔키두가 출격하며 길가메쉬는 악가의 배로 가는 길을 뚫어 그를 사로잡는다. 이 이야 |
| 856 | 기는 영웅적 명예와 충성심에 대한 복잡한 문제를 야기시킨다. 길가메쉬는 한때 도망자신세 |
| 857 | 였고 이런 그를 악가가 친절히 받아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길가메쉬를 우룩의 지도자 |
| 858 | 로 세워준 사람이 바로 악가였던 것 같다. 그런데 길가메쉬는 바로 그러한 악가에 대항하는 |
| 859 | 반란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영웅으로서 길가메쉬는 자신이 타인의 과분한 처분에 |
| 860 | 기대어 있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것들을 전투에서의 |
| 861 | 용맹스러움을 통해 얻어야만 했고 아가를 무찌름으로써 자신을 증명해보여야만 했다. 악가 |
| 862 | 를 포로로 잡은 후에야 비로소 길가메쉬는 악가에게 자신이 빚진 것을 인정하고 그를 풀어 |
| 863 | 준 다음 스스로의 자유의지로 그를 군주로 섬길 것을 약속한다. 이제는 길가메쉬 그가 관 |
| 864 | 대한 처분을 베푸는 자가 된 것이다. 그는 원래 악가가 자신에게 베풀었던 선의를 다시 갚 |
| 865 | 아줌으로써 이제 더 이상 빚진 상태에 있지 않게 되었다. |
| 866 | 길가메쉬의 영웅적인 측면은 또한 후와와를 무찌르기 위해 떠나는 여행을 다룬 수메르 |
| 867 | 이야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 이야기는 두 가지 판본으로 전해지는데 하나는 정교한 |
| 868 |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간략한 형태이다. 이 모험 역시 길가메쉬 자신의 명성을 세우기 위한 |
| 869 | 것이지만 거의 동화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보다 더 낭만적이라는 점에서 악가에 관한 이야 |
| 870 | 기와는 다르다. 인간으로서 적대자였던 악가와는 달리 후와와는 전사라기 보다는 일종의 괴 |
| 871 | 물로 보인다. 길가메쉬, 이난나, 그리고 천상의 황소 에 관한 수메르 이야기 속의 캐릭터들 |
| 872 | 도 전체적으로 신화적이다. 여기에서도 서사시의 동일한 에피소드에서처럼 길가메쉬는 신성 |
| 873 | 과 신화적 괴물과 용기를 겨룬다. |
| 874 | 이처럼 명백히 길가메쉬 전통의 두 가지 흐름이 문학적으로 표현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
| 875 | 죽음에 대한 정반대 되는 두 가지 태도를 볼 수 있다. Hero 이야기 속에서 영웅은 거의 무 |
| 876 | 모한 태도로 죽음을 자초한다. 악가에게 빚을 갚고 더 이상 신세지는 기분이 들지 않기 위 |
| 877 | 해서, 후와와를 죽임으로써 이름을 남기기 위해서, 이난나에게 대항하기 위해서. 그러나 |
| 878 | Heros 이야기에서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거대한 악이다. 길가메쉬의 죽음 에서 길가메쉬는 |
| 879 | “저항할 수 없는 어둠이 당신에게 도달했다.”는 말을 듣는다. “만약 당신에게 저승세계에 대 |
| 880 | 해 내가 무엇인가 가르쳐준다면 당신은 자리에 앉아 울 것이고 나 역시 앉아서 울고 싶어질 |
| 881 | 것이다.” 엔키두는 길가메쉬, 엔키두, 그리고 저승세계 에서 길가메쉬에게 이렇게 말한다. |
| 882 | 길가메쉬라는 한 인물 속에 통합되어 있는 이 모순되는 두 가지 태도는, 말하자면 후대의 |
| 883 | 서사시의 주제가 되는 어떤 것을 예고하고 있다. 즉 초기의 죽음에 대한 경멸에서 죽음에 |
| 884 | 대한 공포로의 전환-- 엔키두의 죽음 후 길가메쉬를 여행길에 오르게 만들었던 바로 그것 |
| 885 | 이다. |
| 886 | 만약 보다 명확하게 수메르 문학의 길가메쉬 전통 중 어떤 부분이 이 서사시에 사용되었 |
| 887 | 는가 묻는다면 우리는 후와와 이야기와 길가메쉬, 이난나, 그리고 천상의 황소 이야기를 |
| 888 | 서사시와 대응되는 명백한 원형으로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에피소드는 모두 고 바 |
| 889 | 빌로니아 문서 속에서 나타난다. 반면 엔키두의 도착 과 생명에 대한 추구 에피소드 역 |
| 890 | 시 고 바빌로니아 문서의 일부이긴 하지만, 이들의 수메르어 원형은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 |
| 891 | 서 이 이야기들이 수메르 길가메쉬 전통의 일부였는지에 대해서는 사실상 의심이 간다. 아 |
| 892 | 마도 이들은 수메르가 아닌 다른 곳에서 온 전통인 것 같다. |
| 893 | 엔키두의 도착 이야기의 경우를 보자면, 털투성이 야생 인간이 동물들과 함께 살다 |
| 894 | 가 여자의 유혹에 이끌려 인간 사회 속으로 들어온다는 모티브는 아시아의 민담에서 많은 |
| 895 | 형태로 발견된다. Charles Allyn Williams는 그의 박사학위 논문 Oriental Affinities of the |
| 896 | Legend of the Hairy Anchorite(Urbana, 1925-6)에서 이 주제를 자세히 다루었다. 그의 자 |
| 897 | 료들은 이 이야기의 기반이 오랑우탄에 대한 놀라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오랑우탄이 일부 |
| 898 | 러 다른 사람들을 피하는 “야생 인간”으로 보여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기원은 극동에서 |
| 899 | 부터 찾아져야 한다. |
| 900 | 생명에의 추구 모티브 또한 메소포타미아 밖의 것이라고 잘 알려져 있다. 우리는 그 |
| 901 | 림(Grimm) 동화집 에 들어있는 “생명의 물” 이야기에서 이를 볼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죽 |
| 902 | 어 가는 왕과 그를 되살리기 위해 생명의 물을 찾아 나서는 그의 세 아들에 대한 것이다. |
| 903 | 이 중 막내아들만이 친절을 베푼 동물의 도움을 받아 생명수가 있는 섬에 도착하는데 성공, |
| 904 | 이를 가지고 온다. 물론 그는 그 대가로 공주와 결혼하고 몇몇 시련을 더 겪은 후 계속 행 |
| 905 | 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
| 906 | 마지막으로 회춘의 풀을 훔쳐간 뱀에 관한 모티브가 있다. Julian Morgenstern은 |
| 907 | Zeitschrift für Assyriologie 29, pp, 284-300에 실린 “길가메쉬에 대하여 -- 제 11 서사시 |
| 908 | (On Gilgamesh --Epic XI)”라는 논문에서 매우 설득력있게 이 모티브를 멜라네시아와 안남 |
| 909 | 에서 추적해 보았다. |
| 910 | 언제 이 극동의 민담 주제가 메소포타미아에 퍼졌는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첫 번째 |
| 911 | 두 주제는 길가메쉬 문서에서 보이듯이 고 바빌로니아 시기에 분명히 퍼져있었으며 이보다 |
| 912 | 더 일찍 들어왔다고 가정할 필요는 없다. 왜 이들이 길가메쉬 전통 속에 유입되었는지는 더 |
| 913 | 수수께끼이다. 가장 간단한 대답 -- 따라서 당연히 추측에 지나지 않는 것인데 --은 명확 |
| 914 | 하게 고 바빌로니아 문서가 하나의 서사시의 일부이며, 이 서사시의 저자는 그의 주제를 길 |
| 915 | 가메쉬 전통 속의 죽음에 대한 두 가지 대조적인 태도에서 얻었으나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
| 916 | 서 자신이 알고 있는 다른 이야기들을 자료에 끼워 넣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
| 917 | 고 바빌로니아 문서가 단지 각각 독립적인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그 결합이 긴밀하지 못한 |
| 918 | 이야기권을 나타내주고 있는 것이라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과연 이 이야기들의 어떤 점 |
| 919 | 이 사람들에게 이와 길가메쉬를 연결시켜 언급하게 만들었을까? |
| 920 | 만약 고 바빌로니아 시기에 길가메쉬 서사시가 존재했다는 우리의 추측이 맞다면, 그 |
| 921 | 서사시는 기원전 천년대 끝무렵 신-리키-운니니(Sin-liqi-unnini)가 만들었다고 하는 판본보 |
| 922 | 다 짧았을 것이며 우리가 아슈르바니팔(Ashurbanipal)의 도서관에서 얻은 12개의 토판으로 |
| 923 | 이루어진 판본보다도 훨씬 짧았을 것이다. 이 12개의 토판 중 12번째 토판은 길가메쉬, 엔 |
| 924 | 키두, 그리고 저승세계 의 후반부를 아카드어로 번역해서 기계적으로 덧붙인 것으로 서사시 |
| 925 | 의 나머지 부분과 전혀 연관관계가 없다. 이 첨가작업은 완전히 기계적으로 이루어진 것으 |
| 926 | 로 이의 첫 부분은 오로지 원래 이야기와 연관되어서만 이해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길가메 |
| 927 | 쉬 서사시 안에서는 이해 불가능하다. 이 첨가부분을 제외한 -- 이는 편집자의 작업이라기 |
| 928 | 보단 필사자의 작업인 것 같은데 -- 서사시는 하나의 틀을 보여준다. 즉 이는 우룩의 성벽 |
| 929 | 을 찬미하는 동일한 노래로 시작하고 끝난다. 아마도 이는 신-리키- 운니니가 부여한 형태 |
| 930 | 라 생각되는데, 제 11 토판의 거의 반을 차지하는 우트나피쉬팀의 긴 홍수 이야기 역시 그 |
| 931 | 의 판본에 속해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이 서사시의 틀 안에 포함된 것이라는 주장은 |
| 932 | 서사시의 도입부가 홍수 이야기의 바탕 위에서 쓰여졌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서, 내가 |
| 933 | 이 책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도입부의 길가메쉬의 업적에 대한 나열 중 그가 홍수 이전 |
| 934 | 에 대한 지식을 가져다주었다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생명에 대한 추구를 다루는 내 |
| 935 | 러티브의 흐름과 균형을 뒤엎을 정도로 홍수 이야기가 지나치게 길며 또한 이 이야기가 - |
| 936 | 사실상 무의미한 것인-- 이어지는 길가메쉬와 잠과의 대결 부분을 되풀이한다는 사실은 이 |
| 937 | 것이 원 이야기의 일부가 아니라 후대에 삽입된 것이라는 주장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분명 |
| 938 | 이 이야기의 출처는 수메르의 홍수 이야기와 보다 정교한 아트라하시스(Atrahasis) 신화에 |
| 939 | 서 모두 나타나는 홍수에 관한 전통이다. 물론 이 두 문서 중 어느 것에서도 홍수 이야기와 |
| 940 | 전통적인 길가메쉬 문서가 연관되어 있지는 않다. 따라서 아마도 고 바빌로니아 서사시(혹 |
| 941 | 은 생명을 찾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에 아직은 홍수 이야기가 들어있지 않았다고 생각해야 |
| 942 | 하며 --최소한 그렇게 길게는--, 신-리키-운니니의 고유한 관심 때문에 그의 판본 안에 들 |
| 943 | 어가게 되었다고 가정해야 한다. |
| 944 | |
| 945 | ==3. 구조적 분석: 주제들== |
| 946 | 우리는 길가메쉬 서사시의 출처에 관한 질문을 통해 우룩의 엔으로서 역사적 인물인 길 |
| 947 | 가메쉬를 추적해 보았으며, 죽음에 관한 대조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두 가지 전통의 기원을 |
| 948 | 지적해 보았다. 또한 이는 후대의 서사시의 핵심 주제는 바로 이러한 대립적인 상황 속에 |
| 949 | 놓여있다고 제시해준다. 이 주제가 어떻게 발전되었으며 저자가 자료들을 가지고 어떤 작업 |
| 950 | 을 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초점을 맞추었는지에 대한 심화된 질문은 아마도 신-리키-운니니 |
| 951 | 판본의 관점에서 제기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긍정적으로 표현하자면 이 작품은 불멸 |
| 952 | 에의 추구에 관한 것이고 부정적으로 표현하자면 죽음을 피하기 위한 도주에 관한 것이다. |
| 953 | 다음에 제시된 도표 속에서 우리는 이야기 곡선의 위로 향한 움직임을 통해 이야기가 목표 |
| 954 | 에 도달해 가는 과정을 지적했고 반대로 아래로 향한 움직임을 통해서는 이 목표가 방해받 |
| 955 | 는 것을 보여주었다. |
| 956 | 이야기의 도입부에서 길가메쉬는 당대의 영웅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으며 따라서 불멸에 |
| 957 | 대한 그의 열망은 불멸의 명성에 대한 추구라는 형태를 갖고 있다. 아직 죽음은 진정 적이 |
| 958 | 아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지만 어쨌든 게임의 일부이기도 하다. 즉 훌륭한 가치를 |
| 959 | 지닌 적과의 싸움에서 맞는 영광스런 죽음은 그의 이름을 영원히 살아남게 해 주는 것이다. |
| 960 | 이 목표를 추구해가는 과정에서 길가메쉬는 대단히 성공적으로 잇달아 승리를 거둔다. 엔키 |
| 961 | 두와의 싸움을 통해 그는 친구이자 협력자를 얻는다. 함께인 그들은 저 유명한 후와와를 정 |
| 962 | 복하고 우룩의 여신 이쉬타르에게 모욕을 줄 정도로 강력하다. 이 지점에서 의심할 바없이 |
| 963 | 그들은 인간 명성의 최정점에 도달해 있다. 그러나 이 정점에서 그들의 운은 바뀐다. 무자비 |
| 964 | 하게 자신을 내세우고 자신의 용맹을 떨칠 새로운 길을 찾아다니던 그들은 신들에게 전혀 |
| 965 |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고 그들의 이러한 행동은 신들을 심각하게 화나게 했다. 후와와는 엔 |
| 966 | 릴의 하인이었고 그에 의해서 삼나무 숲의 관리자로 임명받은 자였으며, 이쉬타르에 대한 |
| 967 | 그들의 태도는 교만의 극치였기 때문이다. 이제 신들의 화가 그들에게 미쳤고 그 결과 엔키 |
| 968 | 두가 죽게 된다. |
| 969 | 친구를 잃은 길가메쉬는 처음으로 적나라한 현실로서 죽음을 파악한다. 그리고 이 새로 |
| 970 | 운 파악과 더불어 그 자신도 결국에는 죽게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새로운 깨달음과 |
| 971 | 더불어 이전의 모든 가치들이 무너진다. 이름이 남겨지고 불멸의 명성을 얻는 것이 갑자기 |
| 972 | 그에게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죽음에 대한 불안과 이겨낼 수 없는 공포가 |
| 973 | 그를 사로잡았다. 그는 두려움에 사로잡혔고 동시에 영생의 가치, 아니 영생의 필요에 사로 |
| 974 | 잡혔다. 진정한 불멸 -- 이는 실로 불가능한 목표인데 --만이 이제 길가메쉬가 바라볼 수 |
| 975 |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
| 976 | 결국 여기에서부터 새로운 추구가 시작된다. 명성을 통한 불멸이 아닌 문자그대로의 육 |
| 977 | 신의 불멸을 찾는 것이다. 명성을 추구하던 이전의 길가메쉬는 영웅적 재능과 불굴의 목적 |
| 978 | 의식을 가지고 잇달아 성공을 거두었다. 이제 불멸을 얻은 자신의 선조 우트나피쉬팀을 찾 |
| 979 | 아가 어떻게 하면 그와 같은 불멸을 얻을 수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 길을 떠난 길가메쉬는 |
| 980 | 전갈인 부부, 술 파는 여인 시두리(Siduri), 그리고 우르샤나비의 도움을 차례로 얻는다. 하 |
| 981 | 지만 온갖 수고를 겪은 후 그가 우트나피쉬팀 앞에 섰을 때 모든 희망의 지반이 무너져 내 |
| 982 | 리고 만다. 홍수 이야기는 우트나피쉬팀의 경우가 얼마나 특별한 것이고 따라서 그러한 일 |
| 983 | 이 다시는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더구나 자신의 생각을 더욱더 분명히 하기 |
| 984 | 위해 우트나피쉬팀이 제시한 잠과의 싸움은 죽음을 극복할 만큼 강한 힘에 대한 길가메쉬의 |
| 985 | 희망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분명히 드러내 주었다. |
| 986 |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는 절대적이며 돌이킬 수 없는 실패의 상황에서, 예기치못한 새로 |
| 987 | 운 희망이 길가메쉬를 찾아온다. 동정심을 느낀 우트나피쉬팀의 아내가 길가메쉬가 고향으 |
| 988 | 로 떠나는 길에 선물을 주라고 남편을 설득하고 마침내 우트나피쉬팀은 비밀을 내보인다. |
| 989 | 땅 속 깊은 곳 깨끗한 물 속에 노인을 다시 어린이로 만들어주는 풀이 자라고 있다는 것이 |
| 990 | 다. 길가메쉬는 물 속으로 들어가 이 풀을 따온다. 드디어 그의 소망을 이룬 것이다. 그는 |
| 991 | 생명을 자신의 손에 거머쥐었다. 이제 언제고 그가 늙게되더라도 다시 어린이로 되돌아가 |
| 992 | 삶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길가메쉬는 마음을 끄는 연못을 발견하 |
| 993 | 고는 그 속에 들어가 목욕을 하기 위해 부주의하게 이 풀을 둑에 남겨놓는다. 이 때 마침 |
| 994 | 뱀이 이 풀을 보고 이를 낚아 채어가 버린다. |
| 995 | 명성을 통해 불멸을 얻고자 한 길가메쉬의 첫 번째 시도에서 그는 신들에게 도전하고 이 |
| 996 | 때문에 신들로부터 벌을 받았다. 그러나 실제적인 불멸을 향한 두 번째 시도는 이보다 더 |
| 997 | 심각한 도전이다. 이는 유한하고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의 조건, 즉 인간 본성 자체에 |
| 998 | 도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에 가서 이러한 인간의 본성자체를 재선언하는 것은 길가메 |
| 999 | 쉬 자신의 인간 본성이다. 그를 패배시키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유약함과 경솔함이다. 그 |
| 1000 | 가 비난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다. 불명예스럽게도 그 자신이 엄청난 |
| 1001 | 실수를 한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의 실패 속에 함축되어 있는 이러한 영웅적 능력의 결 |
| 1002 | 여가 그를 미혹에서 깨어나게 한다. 공포가 사라지고 이제 그는 가엾은 자신을 바라보며 눈 |
| 1003 | 물 흘린다. 이 때 그는 이 상황의 아이러니를 깨닫고 자신을 향해 웃을 수 있게 된다. 그의 |
| 1004 | 초인간적 노력은 거의 우스꽝스런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 웃음, 이 유익한 유머 감각은 그 |
| 1005 | 가 마침내 성공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드디어 그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와 함께 새로운 가 |
| 1006 | 치 체계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그가 추구하는, 그리고 자부심을 느끼는 불멸 |
| 1007 | 이란 영구한 업적을 통해 이룩되는 상대적 불멸이다. 마치 우룩의 성벽을 통해 상징되고 있 |
| 1008 | 듯이 말이다. |
| 1009 | 길가메쉬 이야기에서 나타나는 영웅적 이상주의에서 현실주의적인 일상의 용기로의 전환 |
| 1010 | 은 이 이야기를 긍정적인 의미에서 ‘추구’로만 보지 않고 동시에 부정적인 의미에서 ‘도피, |
| 1011 | 회피’로 바라보고 분석할 때 더 깊이있게 드러난다. 즉 생명에 대한 추구라기 보다는 죽음으 |
| 1012 | 로부터의 도피라는 측면을 보자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어떤 관점에서 이 도피를 바라보아 |
| 1013 | 야 할까? |
| 1014 | 서사시 내내 길가메쉬는 젊은 소년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는 결혼과 아버지가 되는 것 |
| 1015 | 을 통해 대표되는 어른의 세계를 거부하고 그 대신 젊은이, 소년의 상태를 계속 유지한다. |
| 1016 | 배리(Barrie)의 피터팬(Peter Pan)과 같이 그는 자라지 않으려 한다. 그와 엔키두의 첫 만남 |
| 1017 | 에서 그는 소년기의 우정 때문에 결혼을 거부하고 천상의 황소 에피소드에서는 --불필요할 |
| 1018 | 정도로 과격하게 -- 이쉬타르의 청혼을 거절한다. 이 때문에 그녀는 그에게 재앙과 죽음을 |
| 1019 | 가져다주는 주문을 건다. 엔키두가 죽었을 때 그는 결혼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맺는 쪽으로 |
| 1020 | 나아가지 않고 오히려 거꾸로 유년기의 안전함을 향한 상상적인 도피 속으로 나아간다. 전 |
| 1021 | 갈인의 문 앞에서 그는 현실을 떠난다. 문자그대로 그는 “이 세계 밖으로” 나아간 것이다. |
| 1022 | 술 파는 여인과의 만남에서 그는 또다시 결혼과 자식을 낳는 것을 만족스런 목표로 받아들 |
| 1023 | 이길 강하게 거부하고 마침내 죽음의 물을 안전하게 건너 유년기에서처럼 나이와 죽음이 존 |
| 1024 | 재하지 않는 섬에 도달한다. 그곳에서 그는 그의 조상, 우트나피쉬팀과 그의 아내를 만나며 |
| 1025 | 이는 곧 아버지, 어머니 형상이기도 하다. 아버지라는 자신의 이미지에 충실하게 우트나피쉬 |
| 1026 | 팀은 강한 태도로 길가메쉬를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자라게 하려 한다. 그는 분명한 교훈을 |
| 1027 | 말해주고 잠과의 싸움을 제안하며, 길가메쉬로 하여금 결과를 직접 대면하게 해 줄 준비가 |
| 1028 | 되어있다. 그러나 우트나피쉬팀의 아내는 어머니로서 보다 더 관대했다. 그녀는 길가메쉬가 |
| 1029 | 어린아이로 남아있길 원하며 결국에는 “노인이 어린이가 되듯이”라는 풀을 통해 길가메쉬가 |
| 1030 |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도와준다. 길가메쉬는 노령으로부터, 심지어 성숙함으로부터 도망치 |
| 1031 | 는 것을 통해 죽음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다. 그는 유년기의 안전함으로 되돌아가려 하고 있 |
| 1032 | 다. 따라서 풀의 상실은 인간이 어린아이로 되돌아 갈 수 있다는 환상의 상실을 의미한다. |
| 1033 | 이는 성장의 필연성, 현실을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것의 필연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 준다. |
| 1034 | 그리고 이러한 상실을 통해 길가메쉬는 처음으로 자신을 보다 덜 심각하게 간주할 수 있게 |
| 1035 | 되었고 심지어 자신을 향해 슬프게 웃을 수 있게 되었다. 마침내 그는 성숙하게 된 것이다. |
| 1036 | |
| 1037 | “우르샤나비여, 대체 누구를 위해 나의 팔이 그처럼 피로해졌는가? |
| 1038 | 누구를 위해 내 심장의 피가 쓰였는가? |
| 1039 | 나는 내 자신에게 아무런 축복도 가져다주지 못했다. |
| 1040 | 나는 저 땅 속의 뱀을 위해 봉사한 것이다!“ |
| 1041 | 길가메쉬 서사시는 성장에 관한 이야기이다.우리는 길가메쉬 서사시의 출처에 관한 질문을 통해 우룩의 엔으로서 역사적 인물인 길 |
| 1042 | 가메쉬를 추적해 보았으며, 죽음에 관한 대조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두 가지 전통의 기원을 |
| 1043 | 지적해 보았다. 또한 이는 후대의 서사시의 핵심 주제는 바로 이러한 대립적인 상황 속에 |
| 1044 | 놓여있다고 제시해준다. 이 주제가 어떻게 발전되었으며 저자가 자료들을 가지고 어떤 작업 |
| 1045 | 을 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초점을 맞추었는지에 대한 심화된 질문은 아마도 신-리키-운니니 |
| 1046 | 판본의 관점에서 제기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긍정적으로 표현하자면 이 작품은 불멸 |
| 1047 | 에의 추구에 관한 것이고 부정적으로 표현하자면 죽음을 피하기 위한 도주에 관한 것이다. |
| 1048 | 다음에 제시된 도표 속에서 우리는 이야기 곡선의 위로 향한 움직임을 통해 이야기가 목표 |
| 1049 | 에 도달해 가는 과정을 지적했고 반대로 아래로 향한 움직임을 통해서는 이 목표가 방해받 |
| 1050 | 는 것을 보여주었다. |
| 1051 | 이야기의 도입부에서 길가메쉬는 당대의 영웅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으며 따라서 불멸에 |
| 1052 | 대한 그의 열망은 불멸의 명성에 대한 추구라는 형태를 갖고 있다. 아직 죽음은 진정 적이 |
| 1053 | 아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지만 어쨌든 게임의 일부이기도 하다. 즉 훌륭한 가치를 |
| 1054 | 지닌 적과의 싸움에서 맞는 영광스런 죽음은 그의 이름을 영원히 살아남게 해 주는 것이다. |
| 1055 | 이 목표를 추구해가는 과정에서 길가메쉬는 대단히 성공적으로 잇달아 승리를 거둔다. 엔키 |
| 1056 | 두와의 싸움을 통해 그는 친구이자 협력자를 얻는다. 함께인 그들은 저 유명한 후와와를 정 |
| 1057 | 복하고 우룩의 여신 이쉬타르에게 모욕을 줄 정도로 강력하다. 이 지점에서 의심할 바없이 |
| 1058 | 그들은 인간 명성의 최정점에 도달해 있다. 그러나 이 정점에서 그들의 운은 바뀐다. 무자비 |
| 1059 | 하게 자신을 내세우고 자신의 용맹을 떨칠 새로운 길을 찾아다니던 그들은 신들에게 전혀 |
| 1060 |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고 그들의 이러한 행동은 신들을 심각하게 화나게 했다. 후와와는 엔 |
| 1061 | 릴의 하인이었고 그에 의해서 삼나무 숲의 관리자로 임명받은 자였으며, 이쉬타르에 대한 |
| 1062 | 그들의 태도는 교만의 극치였기 때문이다. 이제 신들의 화가 그들에게 미쳤고 그 결과 엔키 |
| 1063 | 두가 죽게 된다. |
| 1064 | 친구를 잃은 길가메쉬는 처음으로 적나라한 현실로서 죽음을 파악한다. 그리고 이 새로 |
| 1065 | 운 파악과 더불어 그 자신도 결국에는 죽게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새로운 깨달음과 |
| 1066 | 더불어 이전의 모든 가치들이 무너진다. 이름이 남겨지고 불멸의 명성을 얻는 것이 갑자기 |
| 1067 | 그에게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죽음에 대한 불안과 이겨낼 수 없는 공포가 |
| 1068 | 그를 사로잡았다. 그는 두려움에 사로잡혔고 동시에 영생의 가치, 아니 영생의 필요에 사로 |
| 1069 | 잡혔다. 진정한 불멸 -- 이는 실로 불가능한 목표인데 --만이 이제 길가메쉬가 바라볼 수 |
| 1070 |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
| 1071 | 결국 여기에서부터 새로운 추구가 시작된다. 명성을 통한 불멸이 아닌 문자그대로의 육 |
| 1072 | 신의 불멸을 찾는 것이다. 명성을 추구하던 이전의 길가메쉬는 영웅적 재능과 불굴의 목적 |
| 1073 | 의식을 가지고 잇달아 성공을 거두었다. 이제 불멸을 얻은 자신의 선조 우트나피쉬팀을 찾 |
| 1074 | 아가 어떻게 하면 그와 같은 불멸을 얻을 수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 길을 떠난 길가메쉬는 |
| 1075 | 전갈인 부부, 술 파는 여인 시두리(Siduri), 그리고 우르샤나비의 도움을 차례로 얻는다. 하 |
| 1076 | 지만 온갖 수고를 겪은 후 그가 우트나피쉬팀 앞에 섰을 때 모든 희망의 지반이 무너져 내 |
| 1077 | 리고 만다. 홍수 이야기는 우트나피쉬팀의 경우가 얼마나 특별한 것이고 따라서 그러한 일 |
| 1078 | 이 다시는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더구나 자신의 생각을 더욱더 분명히 하기 |
| 1079 | 위해 우트나피쉬팀이 제시한 잠과의 싸움은 죽음을 극복할 만큼 강한 힘에 대한 길가메쉬의 |
| 1080 | 희망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분명히 드러내 주었다. |
| 1081 |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는 절대적이며 돌이킬 수 없는 실패의 상황에서, 예기치못한 새로 |
| 1082 | 운 희망이 길가메쉬를 찾아온다. 동정심을 느낀 우트나피쉬팀의 아내가 길가메쉬가 고향으 |
| 1083 | 로 떠나는 길에 선물을 주라고 남편을 설득하고 마침내 우트나피쉬팀은 비밀을 내보인다. |
| 1084 | 땅 속 깊은 곳 깨끗한 물 속에 노인을 다시 어린이로 만들어주는 풀이 자라고 있다는 것이 |
| 1085 | 다. 길가메쉬는 물 속으로 들어가 이 풀을 따온다. 드디어 그의 소망을 이룬 것이다. 그는 |
| 1086 | 생명을 자신의 손에 거머쥐었다. 이제 언제고 그가 늙게되더라도 다시 어린이로 되돌아가 |
| 1087 | 삶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길가메쉬는 마음을 끄는 연못을 발견하 |
| 1088 | 고는 그 속에 들어가 목욕을 하기 위해 부주의하게 이 풀을 둑에 남겨놓는다. 이 때 마침 |
| 1089 | 뱀이 이 풀을 보고 이를 낚아 채어가 버린다. |
| 1090 | 명성을 통해 불멸을 얻고자 한 길가메쉬의 첫 번째 시도에서 그는 신들에게 도전하고 이 |
| 1091 | 때문에 신들로부터 벌을 받았다. 그러나 실제적인 불멸을 향한 두 번째 시도는 이보다 더 |
| 1092 | 심각한 도전이다. 이는 유한하고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의 조건, 즉 인간 본성 자체에 |
| 1093 | 도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에 가서 이러한 인간의 본성자체를 재선언하는 것은 길가메 |
| 1094 | 쉬 자신의 인간 본성이다. 그를 패배시키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유약함과 경솔함이다. 그 |
| 1095 | 가 비난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다. 불명예스럽게도 그 자신이 엄청난 |
| 1096 | 실수를 한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의 실패 속에 함축되어 있는 이러한 영웅적 능력의 결 |
| 1097 | 여가 그를 미혹에서 깨어나게 한다. 공포가 사라지고 이제 그는 가엾은 자신을 바라보며 눈 |
| 1098 | 물 흘린다. 이 때 그는 이 상황의 아이러니를 깨닫고 자신을 향해 웃을 수 있게 된다. 그의 |
| 1099 | 초인간적 노력은 거의 우스꽝스런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 웃음, 이 유익한 유머 감각은 그 |
| 1100 | 가 마침내 성공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드디어 그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와 함께 새로운 가 |
| 1101 | 치 체계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그가 추구하는, 그리고 자부심을 느끼는 불멸 |
| 1102 | 이란 영구한 업적을 통해 이룩되는 상대적 불멸이다. 마치 우룩의 성벽을 통해 상징되고 있 |
| 1103 | 듯이 말이다. |
| 1104 | 길가메쉬 이야기에서 나타나는 영웅적 이상주의에서 현실주의적인 일상의 용기로의 전환 |
| 1105 | 은 이 이야기를 긍정적인 의미에서 ‘추구’로만 보지 않고 동시에 부정적인 의미에서 ‘도피, |
| 1106 | 회피’로 바라보고 분석할 때 더 깊이있게 드러난다. 즉 생명에 대한 추구라기 보다는 죽음으 |
| 1107 | 로부터의 도피라는 측면을 보자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어떤 관점에서 이 도피를 바라보아 |
| 1108 | 야 할까? |
| 1109 | 서사시 내내 길가메쉬는 젊은 소년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는 결혼과 아버지가 되는 것 |
| 1110 | 을 통해 대표되는 어른의 세계를 거부하고 그 대신 젊은이, 소년의 상태를 계속 유지한다. |
| 1111 | 배리(Barrie)의 피터팬(Peter Pan)과 같이 그는 자라지 않으려 한다. 그와 엔키두의 첫 만남 |
| 1112 | 에서 그는 소년기의 우정 때문에 결혼을 거부하고 천상의 황소 에피소드에서는 --불필요할 |
| 1113 | 정도로 과격하게 -- 이쉬타르의 청혼을 거절한다. 이 때문에 그녀는 그에게 재앙과 죽음을 |
| 1114 | 가져다주는 주문을 건다. 엔키두가 죽었을 때 그는 결혼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맺는 쪽으로 |
| 1115 | 나아가지 않고 오히려 거꾸로 유년기의 안전함을 향한 상상적인 도피 속으로 나아간다. 전 |
| 1116 | 갈인의 문 앞에서 그는 현실을 떠난다. 문자그대로 그는 “이 세계 밖으로” 나아간 것이다. |
| 1117 | 술 파는 여인과의 만남에서 그는 또다시 결혼과 자식을 낳는 것을 만족스런 목표로 받아들 |
| 1118 | 이길 강하게 거부하고 마침내 죽음의 물을 안전하게 건너 유년기에서처럼 나이와 죽음이 존 |
| 1119 | 재하지 않는 섬에 도달한다. 그곳에서 그는 그의 조상, 우트나피쉬팀과 그의 아내를 만나며 |
| 1120 | 이는 곧 아버지, 어머니 형상이기도 하다. 아버지라는 자신의 이미지에 충실하게 우트나피쉬 |
| 1121 | 팀은 강한 태도로 길가메쉬를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자라게 하려 한다. 그는 분명한 교훈을 |
| 1122 | 말해주고 잠과의 싸움을 제안하며, 길가메쉬로 하여금 결과를 직접 대면하게 해 줄 준비가 |
| 1123 | 되어있다. 그러나 우트나피쉬팀의 아내는 어머니로서 보다 더 관대했다. 그녀는 길가메쉬가 |
| 1124 | 어린아이로 남아있길 원하며 결국에는 “노인이 어린이가 되듯이”라는 풀을 통해 길가메쉬가 |
| 1125 |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도와준다. 길가메쉬는 노령으로부터, 심지어 성숙함으로부터 도망치 |
| 1126 | 는 것을 통해 죽음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다. 그는 유년기의 안전함으로 되돌아가려 하고 있 |
| 1127 | 다. 따라서 풀의 상실은 인간이 어린아이로 되돌아 갈 수 있다는 환상의 상실을 의미한다. |
| 1128 | 이는 성장의 필연성, 현실을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것의 필연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 준다. |
| 1129 | 그리고 이러한 상실을 통해 길가메쉬는 처음으로 자신을 보다 덜 심각하게 간주할 수 있게 |
| 1130 | 되었고 심지어 자신을 향해 슬프게 웃을 수 있게 되었다. 마침내 그는 성숙하게 된 것이다. |
| 1131 | |
| 1132 | “우르샤나비여, 대체 누구를 위해 나의 팔이 그처럼 피로해졌는가? |
| 1133 | 누구를 위해 내 심장의 피가 쓰였는가? |
| 1134 | 나는 내 자신에게 아무런 축복도 가져다주지 못했다. |
| 1135 | 나는 저 땅 속의 뱀을 위해 봉사한 것이다!“ |
| 1136 | 길가메쉬 서사시는 성장에 관한 이야기이다. |